- 성삼일(聖三日)의 은총/권태원 프란치스코 -
먼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풀잎에 떨어지는 이슬처럼
반짝이는 상처도 힘이 됩니다.
인간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은 사랑에 상처 받고 울면서도
이웃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면서 사랑하고 또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나는 기도할 수 없을 때 오지 않는 당신을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것입니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먼 길을 떠날 수 없고
사랑이 없는 사람은 이별을 노래할 수 없습니다.
산다는 일은 무엇을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물에 젖지 않고 사람의 길을 바로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대는 나에게 헤어지자고 하지만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꽃이 어디 있습니까?
그대를 위하여 세 번이나 나를 버리면서도 홀로 밤늦도록 울었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해와 달의 거리 만큼이나 아득합니다.
그대가 죽어 나의 별이 되지 않지만
날마다 그대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없어도 가을산은 높아만 가고
그대가 없어도 밤하늘의 별들은 반짝이고 있습니다.
사랑에 빠지지 말고 사랑을 가슴에 한 번 품어 보십시오.
인생에 취하지 말고 인생을 한 번 양팔에 안아보십시오.
어제부터는 연중 전례의 꽃이며 절정인
성삼일(목, 금, 토)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이 성삼일을 맞이하여 나는 어떤 일보다도 우선적으로
당신의 말씀과 기도하는 일에 더욱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내 희망의 원천이고 복음의 핵심을 살기 위해서
당신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회복이 불가능한 지난 날의 상처와 이미 포기해버린 희망과 꿈도
나는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벽에는 홀로 기도하게 하십시오.
당신을 묵상하며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아침에는 홀로 노래하게 하십시오.
살아있는 그 날까지 고요한 시간의 강을 건너게 해 주십시오.
저녁에는 홀로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세상의 싸움 한복판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길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부활절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삶의 영광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나를 고통으로부터 구원한 것은 당신에 대한 확실한 믿음입니다.
당신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나의 인생도 변했습니다.
세상 사는 일에서 잠시 눈을 떼고
당신의 은총에 온 마음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당신의 조건 없는 사랑이 오늘 하루도 나를 울게 하고 있습니다.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야말로 신앙의 큰 축복입니다.
당신의 사랑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인 기도만이 나의 전부입니다.
당신의 자비를 사랑하면서
오늘도 당신과 함께 기도와 삶을 일치시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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