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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연중 제11주간 금요일) 제1독서 형제 여러분, 많은 사람이 속된 기준으로 자랑하니 나도 자랑해 보렵니다. 어리석음에 빠진 자로서 말하는 것입니다만, 나도 자랑해 보렵니다. 그들이 히브리 사람입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이스라엘 사람입니 까? 나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입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그 들이 그리스도 일꾼입니까? 정신나간 사람처럼 하는 말입니다만, 나는 더욱 그렇습니다. 나는 수고도 더 많이 하였고 옥살이도 더 많이 하였으며, 매질 도 더 지독하게 당하였고 죽을 고비도 자주 넘겼습니다.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유다인들에게 다섯 차례나 맞았습니다. 그리고 채찍으로 맞은 것이 세 번, 돌질을 당한 것이 한 번,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입니다. 밤낮 하루를 꼬박 깊은 바다에서 떠다니기도 하였습니다. 자주 여행하는 동안에 늘 강물 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에게서 오는 위험, 이민족에게서 오는 위험, 고을 에서 겪는 위험, 광야에서 겪는 위험, 바다에서 겪는 위험, 거짓 형제들 사이 에서 겪는 위험이 뒤따랐습니다. 수고와 고생, 잦은 밤샘, 굶주림과 목마름, 잦은 결식, 추위와 헐벗음에 시달렸습니다. 그 밖의 것들은 제쳐 놓고서라도, 모든 교회에 대한 염려가 날마다 나를 짓누릅니다. 누가 약해지면 나도 약해지지 않겠습니까? 누가 다른 사람 때문 에 죄를 지으면 나도 분개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자랑해야 한다면 나의 약함 을 드러내는 것들을 자랑하렵니다.(2코린, 11,18.21ㄷ-30)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 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 가지도 못한다.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 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 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마태 6,19-23) 오늘의 묵상 오래 전에 우리나라에서 '폼페이의 최후'라는 이름으로 고대 도시의 유물을 전 시한 적이 있습니다. 품페이는 79년에 활화산 베수비오 산의 폭발로 화산재가 덮쳐 인간의 역사에서 사라진 곳입니다. 한순간에 멈추어 버린 도시가 타임캡 슐처럼 우리 시대에 이르러 발굴되어 그때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 주고 있습 니다. 갑작스럽게 닥친 화산재로 식사를 하다가 최후를 맞은 가족도 있고, 아기를 감싸 안고 죽음을 맞이한 여인의 모습도 보입니다. 생생한 당시 모습들 가운데 양손에 보석을 한 움큼 움켜쥐고 그대로 화산재를 쓰고 굳은 사람의 모 습이 특별히 눈에 띕니다. 죽음의 순간에도 재물을 놓지 못하고 움켜쥔 미련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죽음 앞에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면 어떨지요? 그리고 죽음 앞에서 자신은 무엇을 움켜잡고 싶은지요? 자신이 집착하며 살던 재물도 사람도 아무것도 죽 음과 함께 데려 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살아왔던 자신의 한 생애만이 오로 지 내 것이 되어 하느님께 안고 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살아온 시간들이 내 인생의 보물입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바로 우리 인생의 보물인 것입니다. 비신자들마저도 죽음의 순간을 마주하여 가장 후회하는 것이 '좀 더 사람들 에게 베풀고 살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며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탐욕과 허영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사는 동안 어느새 생 의 마지막 자리에 와 닿은 것입니다. 폼페이 최후의 어느 모습처럼, 한 움큼의 보석만을 움켜주시고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이라는 보물은 자신이 움켜쥐고 있는 것과 함께 0(zero)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자신이 거룩하고 아름답게 만든 시간만이 영원한 나의 것이 됩니다. 그 시간이 라는 보물은 움켜잡아서 나의 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고 내어 줄 때 나의 것이 됩니다.(매일미사에서 전재) ------------------------------------------------------------------- 오늘의 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의 정성 어린 간구를 인자로이 들으시고, 저희가 해야 할 일을 깨닫게 하시며, 깨달은 것을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1.06.17. Mart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