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연중 제9주간 수요일)
말씀의 초대
감옥에 갇힌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
럽게 여기지 말고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라고 독려한다(제1독서). 예수
님께서는 부활을 믿지 않는 사두가이들에게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느님
이시며 그분께서는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라고 강조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생명의 약속에 따라 그리
스도 예수님의 사도가 된 바오로가, 사랑하는 아들 티모테오에게 인사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내리
기를 빕니다.
나는 밤낮으로 기도할 때마다 끊임없이 그대를 생각하면서, 내가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양심으로 섬기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한 까닭에 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
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분 때문에 수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행실이 아
니라, 당신의 목적과 은총에 따라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룩히 살게 하시려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이 은총은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이미
우리에게 주신 것인데, 이제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환히 드러났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 나는 이 복음을 위하여 선포자와 사도와 스승으로 임명을 받았
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나는 이 고난을 겪고 있지만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누구를 믿는지 잘 알고 있으며, 또 내가 맡은 것을 그분께서 그날까지 지
켜 주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2티모 1,1-3.6-12)
복음
그때에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이 예수님께 와서 물었다. "스승
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없이 아내만 두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
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 고 저희를 위
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후사를 남
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래서 둘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지만 후사를 두
지 못한 채 죽었고, 셋째도 그러하였습니다. 이렇게 일곱이 모두 후사를 남
기지 못하였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다시 살아나는 부활 때에 그 여자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
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
사들과 같아진다.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에 관해서는, 모세의 책에 있는 떨
기나무 대목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읽어 보지 않
았느냐?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마르 12,18-27)
오늘의 묵상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의 흐름을 직선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간을 탄생,
삶, 죽음 식으로 직선적인 구분을 합니다. 이는 한 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입
니다. 이것이 인간의 시간이요 세상의 시간입니다.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은 인간의 시간에 얽매인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직선적인 시간
관념에만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시간은 다릅니다. 하느님의 시간은 절대적인 시간이요 영원한
시간입니다. 여기에는 오직 현재만이 있습니다.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그
리고 지금 우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은 하느님께는 현재의 인물들입니다. 그
래서 하느님께서는 살아 있는 이들의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하고 말씀
하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과학자요 철학자인 파스칼은 어느 날 한밤중에 하느님을 강렬하게 체험
합니다. 그는 자신이 체험한 것을 양피지 조각에다 적어 윗옷 안쪽에 바늘
로 꿰매어 이를 죽을 때까지 몸에 지니고 살았습니다. 그는 살아 계신 하느
님의 체험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불!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확신 · 감격 · 기쁨 · 평화 ·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그리고 너희 하느님, 너의 하느님께서는 나의 하느님
이 되시리라." 하느님께는 영원한 현재만이 있습니다. 파스칼은 은총의 불
을 통해서 이를 깨달은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언제나 변함없이 그리고 영
원히 살아 계시는 하느님, 이분을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매일미사에서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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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니,
저희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이 시대에 주님의 평화를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2.06.06.
Mart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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