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News
오늘의 묵상(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베드로 사도는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에 인접한 벳사이다 출신으로 본이름은 시 몬이다. 어부였던 그는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예수님께 서는 그의 이름을 베드로(반석)로 바꾸시고, 그를 사도단의 으뜸으로 삼으셨다. 복음서에 소개되는 베드로 사도의 모습은 소박하고 단순하다. 예수님을 '살아 계 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라고 고백하여 칭찬받기도 하고, 예수님의 수 난을 반대하다가 심한 꾸중을 듣기도 하였다(마태 16,16; 22-23; 마르 8,32- 33참조). 로마 교회의 첫 주교 이며 초대 교황이기도 한 베드로 사도는 네로 황제 의 박해 기간인 65년 무렵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다. 바오로 사도는 열두 제자와는 달리, 비교적 늦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그리스도교를 열렬히 박해하던 사람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려고 다마스 쿠스로 가던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서 유다교에서 개종하여 그리스도 의 사도가 되었다. 바오로 사도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선교하고 교회를 세웠 다. 그 공동체들에 보낸 많은 서간이 오늘날『성경』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전 승에 따르면 바오로 사도 또한 네로 황제의 박해 기간인 65년 무렵 참수형으로 순교하였다. 말씀의 초대 헤로데가 교회를 박해하면서 야고보를 죽인 뒤 베드로도 감옥에 가둔다. 쇠사슬 에 묶인 채 감옥에 있던 베드로는 기적적으로 풀려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에서 자신은 죽음을 각오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는 훌 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고 고백한다(제2독서). 예수 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으셨을 때 베드로가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라고 대답한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반석으로 삼아 그 위에 교 회를 세우겠다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 무렵 헤로데 임금이 교회에 속한 몇몇 사람을 해치려고 손을 뻗쳤다. 그는 먼 저 요한의 형 야고보를 칼로 쳐 죽이게 하고서, 유다인들이 그 일로 좋아하는 것 을 보고 베드로도 잡아들이게 하였다. 때는 무교절 기간이었다. 그는 베드로를 붙잡아 감옥에 가두고 네 명씩 짠 네 개의 경비조에 맡겨 지키게 하였다. 파스카 축제가 끝나면 그를 백성 앞으로 끌어낼 작정이었던 것이다. 그 리하여 베드로는 감옥에 갇히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였다. 헤로데가 베드로를 끌어내려고 하던 그 전날 밤, 베드로는 두 개의 쇠사슬에 묶인 채 두 군사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문 앞에서는 파수병들이 감옥을 지키 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더니 감방에 빛이 비치는 것이었다. 천사는 베드로의 옆구리를 두드려 깨우면서, "빨리 일어나라."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 의 손에서 쇠사슬이 떨어져 나갔다. 천사가 베드로에게 "허리띠를 매고 신을 신어라." 하고 이르니 베드로가 그렇게 하였다. 천사가 또 베드로에게 "겉옷을 입고 나를 따라라." 하고 말하였다. 베드로는 따라 나가면서도, 천사가 일으키는 그 일이 실제인 줄 모르고 환시를 보는 것이려 니 생각하였다. 그들이 첫째 초소와 둘째 초소를 지나 성안으로 통하는 쇠문 앞에 다다르자, 문 이 앞에서 저절로 열렸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어떤 거리를 따라 내려갔는데, 천사 가 갑자기 그에게서 사라져 버렸다. 그제야 베드로가 정신이 들어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주님 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헤로데의 손에서, 유다 백성이 바라던 그 모든 것에 서 나를 빼내어 주셨다."(사도 12,1-11) 제2독서 사랑하는 그대여, 나는 이미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로 바쳐지고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의로 운 심판관이신 주님께서 그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입니다. 나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타나시기를 애타게 기다린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 주셨습니다. 나를 통하여 복음 선 포가 완수되고 모든 민족들이 그것을 듣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사 자의 입에서 구출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행에서 구출하시고, 하늘에 있는 당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그분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2티모 4,6-8.17-18) 복음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 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 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 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 16,13-19) 오늘의 묵상 근래에 극장에서 본 영화들 가운데 무척 좋았던 영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몇 편이 떠올랐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그래비티'라는 영화입니다. '중력'이라는 뜻 의 영화 제목은 이 영화의 소재이기도 하고 주제이기도 합니다. 무중력의 우주 공 간에서 속절없이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 빠진 한 여성 우주 비행사가 천신만고 끝에 중력이 지배하는 지구로 귀환하는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줄거리이고 또한 등장인물도 단 두 명, 그것도 대부분은 여자 주인공 한 명이 우주에 있는 이야기이니,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는데 매우 흥미진진 하였습니다. 영상이나 음향 등 기술적으로 탁월하기도 했지만 삶의 모든 부분이 얼 마나 소중하며 작은 인간적 끈들마저 얼마나 큰 축복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생각하 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제법 철학적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우리는 종교적이고 영성적인 깊은 차원을 발 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를 본 뒤 그 제목을 곱씹으면서 여러 성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중력은 무거운 짐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주 자신 에게 지워진 짐을 내려놓으려 애쓰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짐을 찾아 분투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가 지고 있는 짐이야말로 우리를 진정 살아 있게 하는 비밀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합니다. 자유 역시 그 짐이 있는 곳에서 느낄 수 있 다는 역설을 엿보게도 합니다. 신앙의 관점으로는 중력이라는 상징에서 우리는 사랑의 짐과 무게와 책임을 말할 수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고백록』에서 밝힌 "나의 사랑은 나의 무게" 라는 고백을 감탄하며 떠올립니다. 오늘 우리가 기리는 위대한 두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는 주님의 교회에 대한 사랑의 짐을 열정과 자유로써 기꺼이 짊어졌습니다. 두 사도가 두려움 없이 선택한 '사랑의 중력'은 순교에 이를 때까지 숱한 고난과 역 경이 따랐지만,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습니다.' 그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 었고 또한 그것을 많은 이에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두 사도를 본받아 주님과 이웃과 교회를 위한 사랑의 짐을 기쁘게 지기로 다짐합시다. 이를 통하여 참행복을 누릴 것입니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옴) ------------------------------------------------------------------ 오늘의 기도 "하느님,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축제로 오늘 교회가 거룩한 기쁨을 누리게 하셨으니, 교회의 기초를 놓아 준 그들의 가르침을 저희가 모든 일에서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6. 29. Martinus 대영광송 / GLO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