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때 늦은 밥 /임경숙

뚜르(Tours) 2018. 10. 3. 08:50

 

 

때 늦은 밥

 

                                /임경숙

 

 

바쁘다는 핑계로

서두르며 뱉던 말

그냥 헤어지기 섭섭해

무성했던 말치레

 

언제 밥 한번 먹자

 

수없이 오가던 가로수 길

이팝나무 고봉으로 피고 졌어도

잊고 지나쳤던 그 길에

조등 하나 켜졌다

 

낯선 얼굴 틈에 끼어서

눈시울 붉혀가며 떠 넣는

빛바랜 약속

 

너는 거기서, 나는 여기서

때 늦은 밥을 먹는다 

 

출처 : 카페 '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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