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희망은 아름답다 /정호승

뚜르(Tours) 2018. 10. 15. 00:07

 

 

희망은 아름답다

 

 

창은

별이 빛날 때만 창이다

희망은

희망을 가질 때만 희망이다.

 

창은 길이 보이고

바람이 불 때만 아름답다

희망은 결코

희망을 잃지 않을 때만 아름답다.

 

나그네여,

그래도 이 절망과 어둠 속에서

창을 열고 별을 노래하는 슬픈 사람이 있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희망을 낳지 않는데

나그네여,

그날 밤 총소리에 쫓기며 길을 잃고

죽음의 산길 타던 나그네여.

 

바다가

있어야만

산은 아름답고

별이 빛나야만 창은 아름답다

 

희망은

외로움 속의 한 순례자

창은 들의 꽃

바람 부는 대로 피었다 사라지는 한 순례자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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