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가을비 내리는 아침

뚜르(Tours) 2023. 10. 19. 09:06

 

가을비의 눈물   /未松 오보영

 

 

무엇이 그리도 슬퍼서

줄줄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가

무엇이 그리도 답답해서

세차게

땅바닥을 두드리고 있는가

머지않아 단풍 들어 붉어질

푸른 숲이 안타까워선지

곧 불어 닥칠 찬바람을 염려해선지

무언지는 모르지만

무심결에 덩달아 나도

눈시울을 적신다

먹먹해진 가슴을

쓸어내린다

 

 

올해는 가을비가 자주 내립니다.

아침을 먹고 상가(喪家) 조문(弔問) 갈 준비 중인데

마음이 스산합니다.

 

어제 오전까지는 환자들을 위한 기도를 바쳤는데

부고를 받고 나서는 돌아가신 분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죽음은 회색빛 길을 따라 떠나는 여행이라 믿습니다.

그 여행자는 자신을 위해 할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생전에 자신이 쌓은 공덕이 유일한 희망이겠지요.

그리고 여행자를 위해 바치는 기도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가을비 내리는 아침에

인생의 가을에 머물고 있는 내 삶을 반추(反芻) 해 봅니다.

 

2023. 10. 19

 

 

 

 

'Greetings(손님들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었다고 다 믿지 마라  (0) 2023.10.23
향기의 전파  (0) 2023.10.20
부고(訃告)  (0) 2023.10.18
스밈에 대하여  (0) 2023.10.17
풍옥헌(風玉軒) 선생  (0) 202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