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의 눈물 /未松 오보영
무엇이 그리도 슬퍼서
줄줄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가
무엇이 그리도 답답해서
세차게
땅바닥을 두드리고 있는가
머지않아 단풍 들어 붉어질
푸른 숲이 안타까워선지
곧 불어 닥칠 찬바람을 염려해선지
무언지는 모르지만
무심결에 덩달아 나도
눈시울을 적신다
먹먹해진 가슴을
쓸어내린다
올해는 가을비가 자주 내립니다.
아침을 먹고 상가(喪家) 조문(弔問) 갈 준비 중인데
마음이 스산합니다.
어제 오전까지는 환자들을 위한 기도를 바쳤는데
부고를 받고 나서는 돌아가신 분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죽음은 회색빛 길을 따라 떠나는 여행이라 믿습니다.
그 여행자는 자신을 위해 할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생전에 자신이 쌓은 공덕이 유일한 희망이겠지요.
그리고 여행자를 위해 바치는 기도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가을비 내리는 아침에
인생의 가을에 머물고 있는 내 삶을 반추(反芻) 해 봅니다.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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