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음악을 위해 태어났고, 미켈란젤로가 미술을 위해 태어났듯, 나는 축구를 위해 태어났다.”
1940년 오늘은 이 말을 남긴, ‘고트(GOAT, the Greatest Of All Time)’ 펠레가 브라질의 트레스 코라소이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세계 축구 팬들에게 바이시클 킥(오버헤드 킥)을 선보였고, 현란한 드리블과 그림 같은 슛으로 등번호 10번에 권위를 부여한 ‘축구의 황제’였지요.
펠레의 원래 이름은 에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입니다. 에드송은 아버지가 미국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에서 따온 이름의 포르투갈 발음이라고 하네요. 어릴적 집에서 별명은 지쿠였고, 왜 펠레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정설은 없지만, 어릴적 펠레는 자신의 별명을 지독히 싫어했다고 합니다.
펠레는 아버지 돈지뉴가 없었다면 보통사람으로 끝났을 겁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요? 축구선수였던 돈지뉴는 상대팀 선수의 태클로 무릎을 다쳐 선수로서는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아들에게 축구의 정신과 기본기를 가르쳐 축구사를 변화시켰습니다. 아버지는 펠레가 어릴적 친구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우자 담뱃값을 주며 “이 돈으로 담배를 피우면 몸도 빨리 망가지고 네가 원하는 축구도 빨리 끝날 것”이라고 을러 금연을 이끌었습니다.
펠레는 월드컵 3회 우승을 달성한 ‘전설’이지만, 대표 선수에 뽑히지 못 할 뻔도 했습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후보들의 지능을 검사했는데 펠레는 유아 수준이었고, ‘드리블의 마술사’ 가린샤는 그보다 더 어린 4세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둘은 축구 전술을 이해할 수 없어 대표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옹이에 마디로, 가린샤는 소아마비를 앓아 양쪽 다리 길이가 달랐고, 펠레는 호전성과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진단도 따랐습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대표 팀에 승선한 둘은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펠레는 1962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는 부상 때문에 뛰지 못해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했습니다. 언론들은 펠레와 브라질의 시대는 끝났다고 호들갑이었지만, 1970년 멕시코 대회에서 보란 듯이 우승하고 쥘리메컵을 가져갔습니다.
펠레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유럽 빅리그 선수 경력이 없습니다. 소속팀 상파울로FC가 유럽 팀에 이적시키려고 할 때마다 팬들의 시위 때문에 포기해야 했고, 1961년에는 대통령이 펠레를 ‘국보’로 지정해 외국으로 못나가게 만들었습니다.
펠레는 암 투병 중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5일 뒤 상파울루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스라엘 병원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는 평화의 전도사로서 국제 분쟁지역을 찾아다니며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해왔었는데, 아직 살아있다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도 평화의 메시지를 보냈겠지요. 유대인 발명가에서 이름을 땄고, 유대인 과학자 이름의 병원에서 숨졌지만···.
펠레는 축구사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뤘지만, 숱한 실패도 겪었습니다. 우승 당시의 월드컵 경기를 봐도 공을 빼앗기고, 넘어지거나, 뻥 슛을 차는 일이 되풀이 됐습니다. 상대방의 집중 견제 때문에 다쳐서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팀이 지는 것을 바라보는 일도 무수히 경험했습니다. 당시에는 선수 교체가 없어서 부상당하면 어쩔 수가 없었지요. 펠레 덕분에 선수 교체, 옐로 카드, 레드 카드 등이 도입됐지만 당시 선수로서의 무력감은 상상하기조차 힘들 겁니다. 그래서 펠레의 성공에 대한, 다음 명언들은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혹시 지금 어렵고 힘들다면 이 명언들을 가슴에 담아 난관을 이겨내는 발판으로 삼으면 어떨까요?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인내하고, 배우고, 공부하고, 희생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있거나 배우고 있는 것을 사랑해야 한다.
○열정이 전부다. 기타 줄처럼 팽팽하게 진동해야 한다.
○성공은 얼마나 많이 승리했느냐가 좌우하지 않는다. 패배한 그 다음 주에 어떻게 경기하는지에 달렸다.
<코메디닷컴 '이성주의 건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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