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나는 아직도 아내가 그립다 / 나태주

뚜르(Tours) 2025. 2. 4. 22:24

 

 

나는 아직도 아내가 그립다  / 나태주

 

아내는 안방에서 혼자 자고

나도 문간방에서 혼자 잔다

혼자 자면서 가끔 아내와 함께

잠드는 것을 꿈꾸곤 한다

좀 더 따뜻할 거야

사람의 숨소리도 가깝게 들을 수 있을 것이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지 않아도 좋을 것이야

무엇보다도 시린 발이 덜 시려서 좋을 거야

그러나 그것은 밤마다 수포로 돌아가는 소망일 따름,

아내의 꿈에 들어가 놀다 오면 얼마나 좋을까

아내도 나의 꿈속으로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아직도 아내를 그리워하며

잠자리에 들곤 한다.

- 나태주,『울지 마라 아내여』(푸른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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