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는 그리움 /윤경재
물이 껍질을 벗을 때
투명 속살을 훔쳐본
숨은 벽들이 놀라 메아리친다
물이 순하지만은 않구나
세찬 물소리는 그리움의 거리
바위가 얼마나 단단한지
조약돌이 얼마나 둥근지
이끼는 그렇게 부드러운지
모든 뿌리와 달빛
가재와 송사리를 품으며
물은 제 살갗마저 비비며 외친다
계곡도 벼랑도 훌쩍 넘어서는
마주침으로
먹먹한 가슴을 돌아보게 한다
살아있음은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앞으로 가는 바퀴이다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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