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물소리는 그리움 /윤경재

뚜르(Tours) 2025. 3. 10. 11:48

 

 

물소리는 그리움  /윤경재

 

 

물이 껍질을 벗을 때

투명 속살을 훔쳐본

숨은 벽들이 놀라 메아리친다

물이 순하지만은 않구나

 

세찬 물소리는 그리움의 거리

바위가 얼마나 단단한지

조약돌이 얼마나 둥근지

이끼는 그렇게 부드러운지

모든 뿌리와 달빛

가재와 송사리를 품으며

물은 제 살갗마저 비비며 외친다

 

계곡도 벼랑도 훌쩍 넘어서는

마주침으로

먹먹한 가슴을 돌아보게 한다

 

살아있음은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앞으로 가는 바퀴이다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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