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강(滄江公 諱 趙涑)

유홍준의 글

뚜르(Tours) 2006. 4. 23. 02:27
17세기 직업화가들은 주특기 살린 산수화 그려

창강 조속이라고 하는 조선시대 때 문신은 까치와 새를 잘 그렸는데 숙조라고 하는 잠든 새. 그런데 숙조를 잠든 새라고 번역하는 것보다는 ‘조는 새’라고 그러는 것이 훨씬 더 시적이고 격이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조는 새라고 번역을 하는데, 나뭇가지를 대담하게 쳐놓고 거기에 한 마리 새가 이 눈 하나 딱 그린 것 그것에서 이제 자는지 조는지 그것이 감각이 나오거든요? 누구든지 다 이렇게 그릴 것이라고 생각 하는데 이 사람 아들도 잘 그렸어요. 그런데 그 아들이 그린 숙조를 보면 이렇게 그렸어요. 이 그림하고 이 그림하고 어느 것이 잘 그렸는가 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잖아요. 나보고 그림 보고 어떻게 잘 그렸는지 그렇게 쉽게 얘기 하냐 그러는데 쉽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연구해서 말만 쉽게 하는 것이지 그렇게 쉽게 얘기하는 것 아닙니다. 이 그림하고 이 그림하고 어느 것이 잘 그렸냐고 판단이 잘 안 가려질 때에는 둘 중에 하나 가져라하면 어느 것 갖겠어요? 그것이 잘 그린 거예요.
이와 같이 17세기에는 수많은 문인화가들이 직업 화가들은 산수화를 그리고 주문대로 그림을 그렸지만 문인들의 사회 속에서는 이런 한 가지 주특기의 멋있는 것을 갖는 이러한 풍조가 있었고, 그 풍조가 이제는 조만간에 개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로 갈 수 있는 그런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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