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nus' Opinion

개신교 신자는 줄었는데 가톨릭은 왜 증가했을까 ?

뚜르(Tours) 2006. 11. 29. 13:16
개신교 신자는 줄었는데 가톨릭은 왜 증가했을까 ?
목회사회학연구소 11월 30일 포럼
가톨릭 인구는 늘어나는 데 반해 개신교 인구가 감소한 것을 학문적으로 조사·연구한 결과가 나왔다.

개신교계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실천신학대학원 교수)와 연구모임 ‘일상과 초월’이 오는 30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하는‘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이라는 주제의 포럼에서는 ‘가톨릭 신자의 괄목할만한 증가와 그 요인’(오경환· 신부·인천 가톨릭대 명예교수), ‘개신교의 성장과 반전’(박영신·연세대 명예교수), ‘개종자를 통해 본 한국인의 종교성’(목회사회학연구소) 등의 발제문을 내놓는다.

이 중 정재영(종교사회학) 실천신학대학원 교수와 이승훈 한림대 연구교수 책임으로 진행된 ‘개종자를 통해 본 한국인의 종교성’연구는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전향한 30~70대 여성 14명을 면접조사(이중 7명은 심층면접)하고, 남성 2명을 서면조사한 뒤 이를 학문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2005 인구주택총조사’에서 가톨릭 인구는 74.4%나 늘어난 데 반해 개신교 인구는 1.6%나 줄었다는 결과가 발표된 뒤 개신교계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수없이 쏟아졌으나, 이를 학문적으로 조사·연구한 것은 거의 없었다.

이 연구에서 개신교를 떠난 이들이 밝힌 개신교의 문제는 외형적·세속적이고, 피곤하고, 배타적이고,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분위기 등이었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성경의 가르침을 묵상하기보다 빠른 박자의 찬양을 부르고, 목사님 말씀에서는 무조건‘할렐루야’ ‘아멘’하면서 덮어놓고 믿으라는 식이라는 것이다. 성경 공부도 단순한 단답형 질문의 연속에 그나마 주어진 정답을 강요하다시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금을 강요하고 교세 확장에 몰두하는 것도 개종의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유아 세례를 받은 모태 신앙이지만, 30대에 개종했다는 한 여성은 개인별 헌금액수 그래프를 그려놓고 헌금을 강요하는 모습에 질렸다고 답했고, 또 다른 사람은 주일에 결석이라도 하면 큰 죄인인양 대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교세 확장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신자들이 장로나 권사가 되려고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 싫었다는 응답도 있었다. 한 여성은 “인문학 박사로 교육 분야에서 봉사하고 싶었는데, 무조건 밥이나 하라고 시켰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개종자들이 천주교의 장점으로 든 것은 ‘성스러움’이었다. 전례를 비롯한 전체적인 성당의 분위기가 엄숙하고, 이런 분위기에 있다 보면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더 나아가 용서 받는 것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헌금을 강요하지 않고, 돈 문제에서 자유로운 신부나 수녀들이나, 직분을 둘러싸고 다투지 않는 신자들의 모습 역시 천주교의 성스러움을 강조했다.

개신교에 비해 융통성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종자들은 그 사례로 술·담배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점, 제사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적인 태도 등을 지적했다. 개신교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이며 사람만 보면 전도하려고 들어 피곤하게 하지만, 천주교는 불교와 마찬가지로 포용력이 있고 사람을 자기 종교로 끌어들이려는 부담을 별로 주지 않는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 밖에 개종자의 절반 가량이 결혼을 하면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 ‘하나님과 하느님의 차이’ 밖에 없는 종교로 개종했다고 답변, 한국인의 취약한 종교적 정체성의 실상과 강고한 가족주의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표본이 크지 않은데다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이들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개신교의 단점이 지나치게 부각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두 교수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 땅의 개신교 교회들에게 깊이 성찰해야 할 필요를 던져준다”며 “개 교회보다 한국 교회 전체가 가야 할 방향을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와 올바른 소통을 하게 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