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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붉은 가슴 /박종영

배롱나무 붉은 가슴  /박종영뭉게구름 이는 팔월 아침에배롱나무 붉은 웃음소리 들린다한철 여름이 지나면서 신의 선물로 준 꽃이지금부터 백일을 필 것이라고 귀띔한다.습하고 끈적한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마다삼복더위를 받아내는 시원한 웃음소리여름부터 초가을까지 피는 꽃의 속삭임이 즐겁다.애틋한 사연을 달고 하늘거리며가슴 잇대어 피어나는 웃음은 누구의 본능인가?처서물 지나 선들바람이 불어올 때까지도솔암(兜率庵 ) 비켜가는 구름 한 조각꽃불에 곱게 물들어 흘러갈 것이다.세상살이 어둡고 괴로울 때마다너를 향해 살아감의 경계를 허물려고 해도낮은 숨소리로 채워지는 세월의 눈물꽃이다.혼탁한 세상을 씻어내기 위해한 움큼 배롱나무 붉은 가슴을 훔친다그래도 간지럼 타며 피어나는 꽃,백일(百日)을 꽃등 달고 우쭐대는 배롱나무.

이 한 편의 詩 2024.08.22

학도병의 부치지 못한 편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 11일,경북 포항의 한 여자중학교 앞 벌판에는총알이 빗발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학생 신분으로 전쟁에 참전한 학도병들이적군에 맞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6.25 전쟁에 참전한 학생들을학도의용군이라고 불렀는데, 그들은 17살도 되지 않은어린 소년이었습니다. 이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한 학도병의옷 속에서 핏자국으로 얼룩진 편지가 발견됐습니다.바로, 서울 동성중학교 3학년이었던 이우근 학도병이어머니에게 쓴 편지입니다. ************************** 어머니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십여 명은 될 것입니다.적은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갔습니다.너무나 가혹한 죽음이었습니다. 아무리 적이지만 그들도 사람이라고 생각..

東西古今 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