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너는 너를 얼마짜리로 생각하느냐? 동료들에게 왕따 당하던 제자가 있었습니다. 실의에 빠진 그는 스승에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스승님! 저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동료들이 나를 따돌리는데, 아무래도 저는 너무나 비천한 존재인 모양입니다. 죽고싶습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스승은 벽장 속에서 주먹만한 돌 하나를 꺼내주며 이르기를 "이 돌의 가치가 얼마나 될 것 같은가? 시장에 나가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오너라." 제자가 시장에 나가 채소장수에게 물었습니다. 채소장수가 말했습니다. "옛끼! 돌덩이가 무슨 가치가 있어! 갖다 버려!" 정육점에 갔습니다. "보통 돌은 아닌 것 같고... 돼지고기 두어 근 값은 쳐 주겠소!" 이번에는 방앗간에 갔더니 "내가, 돌을 볼 줄 아는데... 이 돌은 보통 돌이 아니군! 쌀 한말 값은 나가겠어!" 마지막으로 그는 돌아오는 길에 보석가게에 갔습니다. 보석상 주인은 무심결에 한번 흘낏 쳐다보다가 깜짝 놀라 돌을 정밀 감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마에 땀을 흘리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당신이 받고 싶은 액수가 얼마요. 얼마를 부르든 내가 다 주고 사리다. 이 돌은 사실은 가격을 메길 수 없을 만큼 엄청나고 희귀한 보석이요. 부르는 게 값이요. 1억? 10억? 100억?..." 스승이 제자에게 말했습니다. "보아라! 네 동료들이 너를 돼지고기 두어 근이나, 쌀 한말, 아니면 하찮은 돌덩이 취급을 한다고 해도 너의 가치는 네가 값을 메기는 그대로다. 너는 너를 얼마짜리로 생각하느냐?" -좋은글 중에서- 중학생인 정태는 마음이 여리고 착했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정신 연령이 조금 떨어졌다. 나서야 할 때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정태는 중1 때부터 왕따가 되었다. 새 학년이 되어서도 아이들 입소문만으로 정태는 또 다시 왕따가 되고 말았다. 한번은 정태의 카세트가 교실에서 분실되는 사고가 있었다. 담임 선생님은 분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수업이 모두 끝난 후에도 정태네 반 아이들을 한참 동안 보내지 않았다. 그런데 정태가 분실한 카세트는 어처구니없게도 정태네 집에 있었다. 집에 두고 온 것을 까맣게 잊었던 것이다. 그 이후에도 정태는 그와 유사한 실수를 한 번 더 했고, 그럴수록 정태에 대한 따돌림은 점점 심해져갔다. 반 아이들 중 몇몇은 정태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정태를 때리기도 했다. 하루는 친구들 여러 명이 정태를 화장실로 끌고 갔다. "니네 엄마가 학교를 다녀간 뒤로, 우리가 담임한테 얼마나 당하는지 너도 알지?" "···." "니네 엄마 학교에 한 번만 더 오면 그때는 너 학교에 못 다니게 될 줄 알아." "알았어. 엄마한테 말하지 않을게 제발 때리지 마." 정태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울먹거렸다. 그때 눈을 감고 한쪽에 서 있던 한 아이가 손사래를 치며 다가왔다. "때리면 흔적이 남을 테니까 때리지는 않을게. 근데 말야, 너는 말로는 안 되는 거 알지? 자, 그럼 슬슬 시작한다." 세 명의 아이들은 미리 약속한 듯 정태를 화장실 안으로 끌고 갔다. 정태는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쳤지만 얼굴로 날아온 망치 같은 주먹 때문에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다. "오늘은 세수시켜 줄게. 똥물로 말야." 아이들은 풀이 선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정태를 화장실 변기 앞에 꿇어 앉혔다. 그리고 수세식 변기통 안으로 정태 얼굴을 강제로 밀어 넣고는 힘껏 줄을 당겼다. 쏴아 하는 세찬 소리와 함께 물이 쏟아져 나왔다. 잠시 후, 정태가 가쁜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런 얼굴로 일어섰을 때 화장실 문을 나서며 한 아이가 말했다. "니네 엄마 학교에 오면 또 당할 줄 알아. 오늘은 한 번으로 그쳤지만 그땐 다섯 번 정도 세수시켜 줄게." 아이들이 키득키득 비아냥거리며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그때 체육 선생님이 화장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날 있었던 일들은 학생부로 낱낱이 보고됐다. 다음 날 정태와 정태를 괴롭힌 아이들 모두가 학생부교실로 불려갔다. 정태를 괴롭힌 아이들보다 더 애를 태운 건 담임 선생님이었다. "주임 선생님, 모두가 제 잘못입니다. 정태가 괴롭힘을 당한건 아이들을 잘못 가르친 제 탓입니다. 저를 용서한다 생각하시고 아이들을 용서해 주세요." 담임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정태를 괴롭힌 아이들은 간신히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선생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아이들을 교실로 돌려보냈다. 그날 이후 담임 선생님은 다른 때보다 일찍 학교에 출근했다. 그러고는 교무실에 가방을 놓자마자 고무장갑과 세제를 들고 곧바로 화장실로 갔다. 선생님은 변기에 가루 세제를 뿌리고 얼룩 진 변기를 수세미로 벅벅 문질러 닦았다. 선생님이 닦아놓은 변기는 눈처럼 하얗게 반짝거렸다. 선생님이 한 달이 넘도록 이 일을 하고 있을 때, 한 아이가 발소리를 죽이며 주뼛주뼛 다가왔다. 정태 얼굴을 화장실 변기 안으로 밀어 넣은 바로 그 아이였다. "선생님, 죄송해요." "네 잘못이 아니다. 모두 잘못 가르친 내 탓이지. 정태는 여기에 얼굴을 담갔는데, 고무장갑 낀 손으로 변기 닦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선생님은 고개 숙인 채 변기를 닦으며 말했다. "정태의 아픔을 생각해 본 적 있니?" 그러곤 뒤에 서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이었다. "그렇게 당부했는데도 너희들을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 그러니 선생님이라도 이 더러운 변기를 깨끗하게 닦아놓아야지. 그래야 가엾은 정태가 또 다시 이 변기에 얼굴을 디밀어도 상처를 덜 받을 테니까."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고나서 이내 고개를 숙여버렸다. 고개숙인 선생님 눈에 물빛이 어른거렸다. 선생님을 지켜보는 아이의 눈가에도 눈물 한 방울이 힘겹게 매달려 있었다. 나를 이끌어 주셨던 스승님을 생각하는 하룻길이 되시길 바라며
중학생인 정태는 마음이 여리고 착했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정신 연령이 조금 떨어졌다. 나서야 할 때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정태는 중1 때부터 왕따가 되었다. 새 학년이 되어서도 아이들 입소문만으로 정태는 또 다시 왕따가 되고 말았다. 한번은 정태의 카세트가 교실에서 분실되는 사고가 있었다. 담임 선생님은 분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수업이 모두 끝난 후에도 정태네 반 아이들을 한참 동안 보내지 않았다. 그런데 정태가 분실한 카세트는 어처구니없게도 정태네 집에 있었다. 집에 두고 온 것을 까맣게 잊었던 것이다. 그 이후에도 정태는 그와 유사한 실수를 한 번 더 했고, 그럴수록 정태에 대한 따돌림은 점점 심해져갔다. 반 아이들 중 몇몇은 정태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정태를 때리기도 했다. 하루는 친구들 여러 명이 정태를 화장실로 끌고 갔다. "니네 엄마가 학교를 다녀간 뒤로, 우리가 담임한테 얼마나 당하는지 너도 알지?" "···." "니네 엄마 학교에 한 번만 더 오면 그때는 너 학교에 못 다니게 될 줄 알아." "알았어. 엄마한테 말하지 않을게 제발 때리지 마." 정태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울먹거렸다. 그때 눈을 감고 한쪽에 서 있던 한 아이가 손사래를 치며 다가왔다. "때리면 흔적이 남을 테니까 때리지는 않을게. 근데 말야, 너는 말로는 안 되는 거 알지? 자, 그럼 슬슬 시작한다." 세 명의 아이들은 미리 약속한 듯 정태를 화장실 안으로 끌고 갔다. 정태는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쳤지만 얼굴로 날아온 망치 같은 주먹 때문에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다. "오늘은 세수시켜 줄게. 똥물로 말야." 아이들은 풀이 선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정태를 화장실 변기 앞에 꿇어 앉혔다. 그리고 수세식 변기통 안으로 정태 얼굴을 강제로 밀어 넣고는 힘껏 줄을 당겼다. 쏴아 하는 세찬 소리와 함께 물이 쏟아져 나왔다. 잠시 후, 정태가 가쁜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런 얼굴로 일어섰을 때 화장실 문을 나서며 한 아이가 말했다. "니네 엄마 학교에 오면 또 당할 줄 알아. 오늘은 한 번으로 그쳤지만 그땐 다섯 번 정도 세수시켜 줄게." 아이들이 키득키득 비아냥거리며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그때 체육 선생님이 화장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날 있었던 일들은 학생부로 낱낱이 보고됐다. 다음 날 정태와 정태를 괴롭힌 아이들 모두가 학생부교실로 불려갔다. 정태를 괴롭힌 아이들보다 더 애를 태운 건 담임 선생님이었다. "주임 선생님, 모두가 제 잘못입니다. 정태가 괴롭힘을 당한건 아이들을 잘못 가르친 제 탓입니다. 저를 용서한다 생각하시고 아이들을 용서해 주세요." 담임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정태를 괴롭힌 아이들은 간신히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선생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아이들을 교실로 돌려보냈다. 그날 이후 담임 선생님은 다른 때보다 일찍 학교에 출근했다. 그러고는 교무실에 가방을 놓자마자 고무장갑과 세제를 들고 곧바로 화장실로 갔다. 선생님은 변기에 가루 세제를 뿌리고 얼룩 진 변기를 수세미로 벅벅 문질러 닦았다. 선생님이 닦아놓은 변기는 눈처럼 하얗게 반짝거렸다. 선생님이 한 달이 넘도록 이 일을 하고 있을 때, 한 아이가 발소리를 죽이며 주뼛주뼛 다가왔다. 정태 얼굴을 화장실 변기 안으로 밀어 넣은 바로 그 아이였다. "선생님, 죄송해요." "네 잘못이 아니다. 모두 잘못 가르친 내 탓이지. 정태는 여기에 얼굴을 담갔는데, 고무장갑 낀 손으로 변기 닦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선생님은 고개 숙인 채 변기를 닦으며 말했다. "정태의 아픔을 생각해 본 적 있니?" 그러곤 뒤에 서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이었다. "그렇게 당부했는데도 너희들을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 그러니 선생님이라도 이 더러운 변기를 깨끗하게 닦아놓아야지. 그래야 가엾은 정태가 또 다시 이 변기에 얼굴을 디밀어도 상처를 덜 받을 테니까."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고나서 이내 고개를 숙여버렸다. 고개숙인 선생님 눈에 물빛이 어른거렸다. 선생님을 지켜보는 아이의 눈가에도 눈물 한 방울이 힘겹게 매달려 있었다. 나를 이끌어 주셨던 스승님을 생각하는 하룻길이 되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