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nor(莊園)

선택이 습관을 형성하고 습관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뚜르(Tours) 2012. 11. 11. 17:18

이스라엘 시골 어느 마을의 통나무집에 한 병약한 남자가 살았습니다.
그는 몸이 너무 야위어 가끔씩 힘이 들어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의 집 앞에는 큰 바위가 있었는데 그 바위 때문에 집으로 출입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 랍비가 꿈에 나타나 말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 집 앞의 바위를 매일 밀어라!”

그때부터 그는 희망을 가지고 매일 바위를 밀기 시작했습니다.
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점차 자신의 꿈에 회의가 생겼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바위의 위치를 자세히 자로 재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바위가 1cm도 옮겨지지 않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실망한 나머지 현관에 앉아 지난 8개월 동안의 헛수고가 원통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바로 그 때 랍비가 찾아와 그의 곁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왜 그렇게 슬퍼하지?”

그가 말했습니다.

“그건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지난 8개월 동안 희망을 갖고 바위를 밀었는데 바위는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너에게 바위를 옮기라고 말 한 적이 없단다.
그냥 바위를 밀라고 했을 뿐이야.
자, 이제 거울로 가서 너 자신의 모습을 보렴.”

그는 거울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거울에 비춰진 사람은 예전의 병약한 남자가 아니라, 건강한 몸으로 변한 다른 남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소중한 깨달음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동안 ‘짐(burden)’으로 느껴졌던 바위가 어느 순간 건강을 회복시켜 준 ‘도구(tool)’로 다가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러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참 신기한 걸.
그러고 보니 지난 8개월 동안 밤마다 하던 기침이 멎었네.
매일 아침 기분이 상쾌했고 잠도 편안하게 잔 것 같은데...”

랍비의 계획은 ‘바위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를 변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변화는 ‘바위를 옮겼기 때문’이 아니라 ‘바위를 밀었기 때문’에 생겼던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진행할 때 결과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눈에 보이는 변화에 너무 급급해 하는 나머지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해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문제를 푸는 열쇠는 ‘하고 있는 과정 그 자체’인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과정 그 자체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는 어떤 형태로든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물론 그 결과가 당장 보기에는 조금 뒤처진 것처럼, 실패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먼 훗날 그때를 돌아보았을 때 ‘조금 뒤처짐’과 ‘실패’의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더 강하고 세련되게 연단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처지와 환경이 혼자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위기라고 생각하십니까?
위에 나오는 젊은이처럼 바위를 옮기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밀기만 하십시오.
지금까지 ‘짐’으로 다가 온 것이 있습니까?
그러면 지금 이 순간부터 ‘도구’로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시나브로(‘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이라는 의미의 맛깔스런 우리말) 여러분의 생각과 삶의 모습이 성숙해 감을 느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분이 그 상황 순간순간을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이느냐하는 것은 전적으로 여러분 자신의 선택 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조덕현 /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