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산을 잃었다. 내가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잠시 비가 그치는 바람에
두고 온 것이다.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의 감정은 사람을 잃은 슬픔이나
아픔과는 다르다. 허전하거나 아깝다가도 이내 잊힐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내린 비에 아쉬운 누군가 거두어 갔을 내 우산. 어느 낯선 어깨를 감싸고
그의 손에서 전해지는 체온을 느끼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눅눅한 바짓단처럼
질투에 젖는다.
- 최장순, 수필 ‘우산’ 중에서
잃고 난 뒤에야 더욱 간절해지는 애틋함입니다. 잊고 돌아서서
잠시 아쉬움만 느꼈던, 그때뿐이었던 많은 나의 것들.
나의 체온을 떠나간 그들에게 잠시 미안함을 느낍니다.
<사색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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