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성탄절에 올리는 기도 /이효녕

뚜르(Tours) 2023. 12. 25. 16:50

 

 

성탄절에 올리는 기도 /이효녕​

​​

지치고 어둑한 영혼 만나면​

가련한 그 영혼 위해 마음 씻고​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부족한 가슴 채워 ​

추운 아가는 엄마가 되어 안고 ​

지친 아가는 아빠가 되어 업고

​​

종이로 등을 만들어 손에 들고​

사방 눈 가린 안개를 헤치고 헤쳐​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

어려운 세상살이로​

가장 가난하게 빛을 가리는​

지금의 삶이 너무나 아리지만 ​

마르지 않는 눈물 속​

하룻밤 잠자리로 찾아들면

아기 빛의 억만 햇살이 별로 뜨고​

바람결에 흐르는 찬송 소리​

여윈 강물 넘치고 넘쳐 ​

끝내는 마음에 닿는 성탄절 ​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한번도​

내 가슴에 안긴 적이 없는​

어느 하늘에 뜬 동방의 별​

내 가슴에 쏟아지면

십자가에 못 박힌 아픔​

사랑으로 승화시키려​

주를 깨우는 종소리 들으며​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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