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올리는 기도 /이효녕
지치고 어둑한 영혼 만나면
가련한 그 영혼 위해 마음 씻고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부족한 가슴 채워
추운 아가는 엄마가 되어 안고
지친 아가는 아빠가 되어 업고
종이로 등을 만들어 손에 들고
사방 눈 가린 안개를 헤치고 헤쳐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어려운 세상살이로
가장 가난하게 빛을 가리는
지금의 삶이 너무나 아리지만
마르지 않는 눈물 속
하룻밤 잠자리로 찾아들면
아기 빛의 억만 햇살이 별로 뜨고
바람결에 흐르는 찬송 소리
여윈 강물 넘치고 넘쳐
끝내는 마음에 닿는 성탄절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한번도
내 가슴에 안긴 적이 없는
어느 하늘에 뜬 동방의 별
내 가슴에 쏟아지면
십자가에 못 박힌 아픔
사랑으로 승화시키려
주를 깨우는 종소리 들으며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년의 12월 /문장우 (0) | 2023.12.27 |
---|---|
나의 예수 / 신경림 (0) | 2023.12.26 |
성탄이브의 기도 /보하 이문희 (0) | 2023.12.24 |
12월의 시 - 이해인 (0) | 2023.12.23 |
동지팥죽 / 이영균 (0) | 2023.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