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12월 /문장우
온종일 햇살 속 헤맨
내 자취도
어두운 밤은 침묵 안에
가두는 것
우리의 일상은 늘
어떤 색깔로 다가와
가슴에 모닥불 지피다
꿈을 짓다 말고 떠나는 걸일까
삶의 여정을 넘어온 빈 가슴도
일상에 목줄을 묶은 시계바늘 앞에
저항할 수 없는 존재로
캄캄하게 저무는 것이라면
분하고 억울하다
세월은 이제
하나둘 잊히는 이름들을 부르며
내 앞에 어둠을 앞질러 가고
가볍게 흩날리는 낙엽들은
구석진 모서리에서 숨만 죽이는데
쓰러질 듯 힘겨운 시간과 벗할 때
얼굴 하나 그려봐도 힘을 얻게 하는
대상이라도 있다면 좋으련만
왠지 가슴이 시려오는 걸 보니
벌써 한 해의 마지막
송년의 12월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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