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가자 /이화은우는 아이에게 집에 가자고 하면 뚝 울음을 그친다집은 울지 않아도 되는 곳인 줄 아이는 알았을까전학해 온 지 한 달 된 학교앞에 놓은 시험지는 깜깜하고 깊었다심해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집에 가고 싶었다빈 시험지 위에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선생님이그래 눈물만한 답은 없지내 시는 아직도 눈물만한 답을 얻지 못해 헤메고 또 헤맨다객짓밥이 유난히 시린 날은 집에 가고 싶었다집에 가자 집에 가자이 말을 두텁게 덥고 잠들곤 했다신접살림 집에 딸을 두고 돌아서며 어머니는 몇 번이나이제는 여기가 네 집이다 못을 박았다그래도 나는 자주 집에 가고 싶었다우는 아이 손을 잡고 집에 가자 달래면서도나도 내 집에 가고 싶었다어머니 돌아가실 즈음혼미한 중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