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4661

엄마의 목소리

40년 전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한참 놀다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이 되면 집집마다 엄마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곤 합니다. "그만 놀고 빨리 들어와 씻고 밥 먹어라." 지금 생각해 보니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것은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모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육십이 되고 팔십이 넘어도 엄마 아빠를 찾는 아이의 마음이 가슴 한편에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부모님이 이 세상을 떠나실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보호자 없는 아이처럼 염려와 불안에 떨게 됩니다. 부모님이 계시던 그 자리는 먼지만 날리는 텅 빈 벌판이 되어 버립니다. 철이 드는 순간,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었을까요? 수많은 단어가 있겠지만, 그중 으뜸은 '부모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東西古今 2023.12.18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아이들을 신나게 춤을 추게 만드는 동요입니다. 그런데 꼭 한두 명의 아이들은 몸을 흔들며 노는 것이 너무 좋아서 '멈춰라'에 멈추지 못하고 계속 방방 뛰며 춤을 추다가 넘어지곤 합니다. 자동차의 액셀페달을 밟을 때와 브레이크페달을 밟을 때 페달이 고장 난다면 어느 쪽이 더 위험할까요? 당연히 브레이크페달인데 위험한 상황에서 차가 멈추지 않는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는 산양의 일종인 '스프링 벅'이 있습니다. 이 짐승들은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다가 갑자기 질주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한 마리가 뛰기 시작하면 다른 양들도 영문을 모른 채 내달린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아무런 목적도 없는 질주를 하다가 나중에는 눈앞의 낭..

東西古今 2023.12.17

마지막 잎새

미국의 작가 오 헨리(O. Henry)의 파란만장한 삶은 그의 작품 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세 살 무렵 결핵을 앓던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결혼하여 낳은 아들도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경제적으로도 어려워 여러 직업을 전전했습니다. 목장 일꾼으로 일하거나 도면을 그리는 제도사, 기자와 우체국에서 작가로도 일했습니다. 일찍이 창간한 여덟 쪽짜리 주간 유머 잡지 '롤링 스톤(Rolling Stone)'은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해 이듬해 폐간하였으며, 은행원으로 일할 때는 돈 계산을 잘못하여 공금횡령죄로 3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겪은 삶의 우여곡절은 그의 소설 속에서 애환과 감동으로 서려 훗날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중 1905년에 발표한 '마지막 잎새..

東西古今 2023.12.16

세계 어린이 날엔 무엇을 해야 할까?

어제 e스포츠의 월드컵 ‘롤드컵’ 결승 한중전이 열린 고척스카이돔과 응원전이 펼쳐진 광화문이 뜨거웠죠? 서울뿐 아니라, 세계가 들썩였다고 합니다. 무려 4억 명이 대한민국 T1이 중국 팀을 완파하고 우승하는 중계 영상을 지켜봤다고 하니…. 그런데 ‘결전의 현장’에 어떤 이들은 먼저 입장해서 추위에 길게 줄 선 이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어린이와 함께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서울시가 ‘서울 어린이 행복주간(11월 19~25일)’에 체육·문화시설에서 실시하는 ‘어린이 패스트 트랙’의 혜택을 본 것이지요. 서울뿐 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선 ‘아동학대 예방의 날(11.19)’과 ‘세계 어린이 날(11.20)’이 포함된 이번 주를 ‘아동권리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행사를 펼치는데, 아셨나요? 특히 오늘은 ‘세계 어..

東西古今 2023.12.14

행복이란 선물

어떤 남자의 꿈에 한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꿈에 나타난 천사는 뭔가를 포장하고 있었는데 남자는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천사님!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포장하고 계십니까?” “행복을 포장하고 있답니다. 다가올 새해를 맞아 사람들에게 나눠줄 행복입니다.” 남자는 다시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포장을 단단하고 튼튼하게 하세요?” “사람들에게 전해주려면 너무 멀기도 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튼튼하게 포장하고 있답니다.” “아! 그러셨군요. 그런데 그 포장지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나요?” “이 포장지는 고난입니다. 이것을 벗기지 않으면 행복이란 선물을 받을 수 없답니다.” 포장을 다 끝낸 후에 천사가 떠나려고 하자 남자는 다시 물었습니다. “천사님! 그 고난이라는 단단하고 튼튼한 포장은 어떻게 하면 열..

東西古今 2023.12.13

홑겹 채송화와 어린 소녀

지난여름, 장모님 댁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집 앞 꽃밭에는 홑겹 채송화가 가득하였는데, 요즘엔 개량종이 많아서 드물어진 꽃입니다. 아내가 다른 꽃을 사드리기도 하였지만, 마당을 점점 물들인 건 홑겹 채송화였습니다. 장모님한테는 옛 추억이 스며있는 꽃이기에 장인어른이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마당에 옮겨 심은 겁니다. 홑겹 채송화만 보면 장모님은 그 옛날의 어린 소녀가 된다고 합니다. 그 예전 홑겹 채송화 가득한 마당에서 고무줄놀이를 하며 뛰놀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변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홑겹 채송화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어린 소녀였던 장모님은 세월이 흘러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를 테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장모님의 마음 안에는 아직, 채송화 ..

東西古今 2023.12.12

춤추라, 사랑하라, 노래하라, 일하라, 살라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즈음, 정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지 못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사랑할 때도, 일할 때도, 삶을 살아갈 때도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는 없겠죠? 다가오는 새해에는 그렇게 모든 일에 열정적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봐요, 우리! 공감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 중 50명을 선정하여 ‘숨은그림찾기’가 그려져 있는 2024년 따뜻한 하루 캘린더를 선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오늘의 명언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한 해가 끝날 때..

東西古今 2023.12.11

체로키 인디언과 두 마리 늑대

북아메리카에 살던 인디언 중 체로키 부족이 있습니다. 이 부족에서 전해 내려오는 마음의 균형을 바로잡고,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말했습니다. "사람 안에는 늑대 두 마리가 살고 있단다. 한 마리는 착해서 온순하고 사랑스럽고, 늘 기뻐하며 희망에 차 있단다. 반면, 다른 한 늑대는 악해서 화를 잘 내고, 질투랑 욕심이 가득해 우월감에 빠져 살고 있지. 두 늑대는 서로 먹잇감을 차지하려고 이를 갈며 싸우고 있단다." 호기심 가득한 손자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할아버지께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그럼 제 안에도 늑대가 있는 거예요?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는데요?" 손자의 천진난만한 질문에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야 네가 ..

東西古今 2023.12.10

부요한 삶을 살자

오래전 미국으로 이민 간 큰 아버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자식들도 모두 성공해 남부러울 게 없었고, 집도 크고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집안 주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냉장고에는 음식이 가득 차 있었고 주방 수납공간에는 다양한 통조림이 쌓여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가족들이 먹기에는 너무도 많은 양이었습니다. 저의 놀란 모습에 가족 중 한 명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자식들도 결혼하고 이제 두 분만 이렇게 사는데도 어머님은 여전히 많은 음식과 식료품을 사 오고 계시네요." 사실 두 분은 6.25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어린 나이에 동생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의 두려움과 배고픔의 고통이 각인된 모양이었습니다. 마치 동화 속에서 거지였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東西古今 2023.12.09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미국의 풍자만화가인 로버트 리플리는 뉴욕의 ‘글로브(Globe)’라는 신문에 풍자만화인 ‘믿거나 말거나!(Believe It or Not!)’를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독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식구들을 부양하느라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메이저 리그 야구선수가 될 수도 있었으나 팔의 부상 때문에 또 다른 재능을 살려 풍자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주변에 항상 강조했던 말이 있었는데 그건 능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똑같은 원료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쓰임새와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 중에서 시간은 가장 보편적인 재료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하루의 24시간이 주어집니다. 시간을 어떻게 ..

東西古今 2023.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