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랬다

뚜르(Tours) 2010. 8. 11. 11:49

목소리 큰 수탉이 살고 있었습니다.
새벽마다 ’꼬끼오’ 하는 힘찬 목소리로 온 동네를 깨우면 농부들은 그에 맞춰 밭일을 나가곤 했습니다.

 

"참으로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수탉이야 !"

 

"아무렴! 게다가 시간은 또 얼마나 정확한데!"

 

농부들의 칭찬은 그칠 날 없었고 수탉은 어느덧 동네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 잃은 휘파람새가 닭장으로 날아들었습니다.
맑고 청아한 휘파람새의 울음소리에 낮잠에 빠져있던  수탉이 깜짝 놀라 깨었습니다.

 

"넌 어찌 그렇게 맑고 고운 소리를 낼 수 있지?"

 

"수탉님은 새벽마다 울지만, 전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지요.
수탉님도 이와 똑같이 연습한다면 저처럼 될 거예요."

 

철없는 휘파람새의 말을 무작정 믿은 수탉은 이후 시도 때도 없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대낮에 우는 건 예사요, 한밤중에 고단한 농부들을 깨우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허, 참! 수탉이 제멋대로 울다니, 불길한 징조야."

 

동네 어른들의 핀잔에 고민하던 주인은 급기야 수탉을 잡아먹고 말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