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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 최후의 아름다운 저택

뚜르(Tours) 2010. 8. 2. 10:53

마릴린 먼로 최후의 아름다운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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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 최후의 아름다운 저택

 

2010년 7월 14일 조인스 보도에 의하면 섹시이코노 마릴린 먼로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집이 부동산 경매 매물로 나왔다. 360만달러(약 43억원)에 팔려고 한다.

이 '마릴린 먼로의 마지막 저택'은 1962년 먼로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곳으로,

미국 LA 브렌트우드에 위치하고 있다.4개의 침실과 3개의 욕실이 딸린 이 집의 넓이는 2,000 평방 미터라고 한다.

 

우선 우리 외부인의 눈에는

마릴린의 이 저택은 아주 평화롭게 보인다. 깨끗한 하얀 백색 벽에

불켜진 창문들은 정겨움과 따스한 마음을 일으킨다.

새파란 물이 담긴 수영장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게 한다.

너댓그루의 키 큰 야자수 나무는 그 날씬한 자태로 이 집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한결 돋구는 듯 바른 자세로 서있다. 야자수 이파리들은 잠자리 날개를 펼친 듯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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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옆에 딸린 자그마한 아리따운 정원에는 아름드리 우거진 초록색 나무 한그루,

그 푸른 가지들이 초록색이 무거운 듯 조금 늘어져 있다.

그 아래로는 이름 모를 희귀한 푸른색 꽃들이 만발하여 있고 왼편 저쪽으로는 붉은 꽃이 역시 만개하여 계절의 정취를 자아낸다. 수영장 주변에는 두 개의 비치의자가 나란히 놓여 수영 손님을 기다리는 듯한 한적함을 유유히 말하고 있다. 그 옆에는 역시 큰 식탁테이블이 놓여 언제든지 호사스런 파티가 열릴 수도 있겠다. 산해 진미의 식사를 하고 값비싼 와인을 마실 준비가 되어있다. 붉은 색 바닥 벽돌은 청결하게 반질거리고 있다.

수영장안의 물은 푸르디 푸르다. 비취빛이다.

밤이 되면 저 정원에서는 가로등이 켜지고 선남선녀들은 와인잔을 들고 웃음들을 날리며

한담을 나누며 생을 즐겼을 것이다. 어떤 청춘남녀는 그 순간에 사랑에 빠지기도 했으리라.

 

저 수영장 정원을 조망할 수 있는 서재에는 약간의 책이 서가에 꽂혀 있다. 책상위에는 지구본 하나, 꽃병 하나가 조용히 오후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천장에는 노란 별하나 달려있다. 서재에서 커피마시며 책을 읽으며 정원을 조망하는 동안 새 한 마리나 강아지들이 노닌다면 한 폭의 서양화 수채화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하얀색의 목재 천장과 하얀 색 벽과 파란색 수영장은 잘 어울리는 색깔들이다. 사진 속의 마릴린 먼로의 저택은 이 순간, 여기에는 오직 평화 그 자체이다.

먼로의 침실은 온통 하얀색이다. 그 청결한 하얀색이 두드러진다.

 

저 순결의 하얀 색조의 침실과 침대는 오히려 매우 낯설게 보인다. 섬뜩하기조차 하다. 하얀 침대보와 하얀 침대, 하얀 침대시트가 주변 천장과 색깔면에서 어울리기는 하지만, 너무 압도적 백색이라 오히려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병원의 침상같이 보인다. 저 침대보에 약간의 연한 무늬라도 있었더라면 이 마릴린 먼로의 마지막 침실이 좀 아늑하면서도 에로틱하게 보이지 않았을까. 더구나 이 침실 방은

너무 밝아서 잠자기에도 불편하였을 것 같다. 침실보다는 거실 했으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근데 저 침실방의 정갈함에도 불구하고 웬지 아늑하고 정겨운 숙면이 연상되지 않는다. 밖의 마당엔 초록색 잔디가 단정하게 깔려 있다. 오른 쪽에 솟대처럼 보이는 긴 탑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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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가 있는 거실, 목재로 된 천장, 편안한 침실, 넓은 주방 등 스페인 풍으로 건설된 이 집이,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날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부동산 회사는 설명한다. 먼로는 이 집에서 6개월 동안을 살았는데, 당시 그녀는 9만달러에 주택을 구입했었단다.

 

저렇게 아름답고 평화롭게만 보이는 마릴린 먼로의 집과 파란 수영장, 정원을 보니 단박에 나에게는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분위기가 아주 비슷하였는데...그 영화제목이 뭐냐 하면

"Pool"이다. 알랑들롱과 로미 슈나이더가 주연하는데 애욕과 살인이 난무하는 아주

재미있는 스릴러 영화이다. 그 영화의 主무대가 풀장인데 겉으로 보아서는 마릴린의

저 푸른색 풀장처럼 초록색 나무를 배경으로 오직 평화롭고 우아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그 곳에서는 온갖 추잡하고도 지저분하며 잔혹한 이야기가 그 풀장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근데 마를린의 저 아름다운 풀장의 저택이

바로 그 알랑 들롱과 로미 슈나이더가 열연하던 그 풀장을 연상시키면서 나에게 묘한

여운을 일으키게 한다.

 

김세린이 이렇게 좀 길게 저 집의 외양을 묘사한 이유는

평화롭게 보이는 아름다운 저 저택에서도 세상의

온갖 퇴폐와 방종, 문란, 범죄, 살인이 행하여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저 내부에서는 범죄소굴같은 일들이 일어났는데도...

먼로의 최후의 아름다운 저택은 아이러니처럼 그렇게 능청을 떨며

평화로이 버티고 서 있다.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아이러니의 조형체이다.

 

마릴린 먼로는 케네디 대통령 생일 축하연에서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불러 분위기를 돋구었다. 이후 3개월이 채 안 돼 그이는 저 자택에서 수면제를 먹고 숨진 채 발견되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다음해, 로버트 케네디는 6년 뒤 각각 암살당했다. 마릴린 먼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의 방문을 받은 직후 1962년 8월 4일 사망했다. 나중에 사가史家들은 이를 마피아의 범행으로 추정한다. 당시 로버트 케네디가 마피아 소탕작전을 강력하게 추진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저렇게 멀쩡하게 '아름다운' '평화로운' 집에서 그토록 젊은 아름다운 여배우가 마치 영화 한 장면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의 이름으로 '무심하게' 죽었다는 것!

대조적이다...

이런 것을 두고 우리는 오히려

'우아한 처참함'이라고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웬지 '아이러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살이의 단면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