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삼여독서三餘讀書

뚜르(Tours) 2010. 10. 5. 08:22

책을 읽기에 좋은 세 가지 여유 있는 시간이란 뜻으로, 여유가 있을 때 책을 많이 읽으라는 말이다. 

《위략魏略》에서 말하기를 ‘동우董遇’는 성격은 소박하고 말은 잘 못했지만 배우기를 좋아하였다. 
그러나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형인 ‘계중季中’과 함께 시간을 내서 농사를 짓고 
또 평고대(처마 끝에 가로 놓는 나무 막대)로 쓸 나무를 모아 등에 지고 행상을 하며 생계를 이어 갔다. 
그러는 동안에도 언제나 경서를 손에 쥐고 틈만 있으면 그것을 읽고 익혔다. 
후에 입조入朝하여 명제 때 대사농(大司農:농수산부 장관)을 맡기도 했다. 

‘동우董遇’는 ‘노자老子’의 주석서註釋書를 만들었고
또 『좌씨전』에 능통하여 『좌씨전』 가운데 권선징악歡善戀惡의 글귀를 간추려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이설異說들을 구별해 놓기도 하였다.
‘동우董遇’는 자기를 따라 배우려고 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남에게서 가르침을 받으려 말고 먼저 반드시 그 책을 백 번 반복해서 읽어 보거라. 
그렇게 반복해서 읽으면 그 뜻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니라." 
必當先讀百遍 言讀書百遍而義自見
 
《삼국지 위지 왕숙전三國志 魏誌 王蕭傳》 주註에서 이르기를 
"동우董遇’를 쫓아 배우는 사람이 말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 고민입니다.’ 
이에 동우董遇가 이렇게 말했다.
'책 읽을 짬이 없다고 하지만 사람에게는 세 가지 여유 있는 시간이 있으니 그 때를 이용하면 된다. 
즉, 겨울은 한 해의 나머지이고, 밤은 하루의 나머지이며, 비 올 때는 시간의 나머지다.
이때를 허비하지 말고 책을 읽으면 된다.'" 
當以三餘 冬者歲之餘 夜者日之餘 陰雨者時之餘
 
옛 사람들의 이야기에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말이 있다. 
가난한 선비가 낮에는 일 하느라 책 읽을 틈이 없고, 
밤에는 잠을 안자면서 책을 읽으려 하나 기름이 없어 호롱불을 밝힐 수가 없어 
여름이면 반딧불이를 잡아서 그 불빛에 비춰 책을 읽었고, 
겨울철 눈 내리는 밤이면 흰 눈빛으로 비춰 책을 읽었다는 고사(故事가 있다.
 
격세지감(隔世之感)도 엄청난 격세지감이다. 
책을 읽고 싶어도 불을 밝힐 여유가 없어 책을 못 읽는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알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지식에 대한 욕망은 인류문화 향상에 기본적인 발전 요인이 되는 것이다. 

공자(孔子)는 귄학편(勸學篇)에서 
‘인간은 많이 배우고 뜻을 튼튼히 하고, 모르면 잘 묻고 또 잘 생각하면 인(仁)이 바로 그 속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장자(莊子)>도 학문하는 태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 하였다. 
‘사람이 배우지 아니 하는 것은 아무 재주도 없이 하늘에 오르려는 것과 같고, 
배워서 많이 알고 멀리 볼 줄 알면 좋은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는 것과 같으며, 
높은 산에 올라가서 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옥(玉)은 다듬지 않으면 보석이나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이 배우고 학문을 익히지 않으면 사물의 이치(理致)와 의(義)를 알지 못한다.’고 예기(禮.記)에서 말 하였다. 
학문 하는 태도는 고금(古今)을 통하여 조금도 변함이 없음을 되새겨 본다.
 
옛 사람들이 독서의 좌우명(座右銘)처럼 생각했던 삼여독서(三餘讀書)라는 말을 명심해 볼 필요가 있다.

                       동암 우성영 박사  / 시인

'東西古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리안치(圍籬安置)  (0) 2010.10.07
弱 肉 强 食  (0) 2010.10.05
[만물상] 청와대에 간 축구 소녀들  (0) 2010.10.02
송아지의 고집  (0) 2010.10.02
  (0) 2010.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