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내 몸을 가리고 있습니다
겨우 내 몸을 가리고 있습니다
가을이 그렇게 가버렸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올해는
틀림없이 올 것이라고 내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려 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그대가 입혀줄 그 옷을 입을 수
있을 것이라 좋아했는데 첫눈은 세상을 사는
여자에게 시련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몸을 가리고 있는 이 옷은
바람이 불 때 마다 내 몸에 찾 달라 붙어
어설프게 겨우 내 몸을 가리고 있습니다
내 사랑의 옷은
철지난 어설픈 조각이 되어 있으며
가리고 또 가려 보지만 겨울 추위는 뼈속까지
스며들며 간직한 사랑을 비웃고 있습니다
창피한 것보다도 나를 비웃는 눈초리 보다도
겨울 추위 보다도 나를 견딜 수 없게 하고 있는 것은
가을이 지나갔다는 것입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도
나를 힘들게 하고 있고 그리움에 사무친 가슴에서
흐르는 눈물이 그대로 얼어버리고 있습니다
반짝거리는 눈물에 비춰진
한줄기 빛사이로 내 영혼이 보이고
거기에는 그대가 입혀준 따뜻한 옷이
있어 얼어버린 심장을 녹이고 있습니다
- 좋은글중에서 -
♬배경음악:En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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