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暴雪이 한 닷새쯤 쏟아지면 / 이준관

暴雪이 한 닷새쯤 쏟아지면   / 이준관 ​폭설이 한 닷새쯤 쏟아지면, 그리하여오직 하늘의 새의 길도 끊기면,한 닷새 무릎까지 외로움에푹푹 빠지며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도 좋으리.​간신히 눈 위로 남은빨간 山열매 두어 알로배를 채우고 가다 기진해서 쓰러져도 좋으리.눈 위에 누워너무나 아름다운 별에 흑흑 느껴 울어도 좋으리.​곰아, 너구리야, 고라니야, 노루야,쓰러진 나를 업어다 너희 이부자리에 뉘여다오.너희 밥솥에 끓는 죽을내 입에 부어다오.​폭설이 한 닷새쯤 쏟아지면나는 드디어 山짐승들과 한 食口가 되어도 좋으리.노루의 눈에 비쳐푸른 칡잎의 귀가 돋아나와도 좋으리.​사람들아, 내 발자국을 찾지 말아라.그 발자국은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이 쏟아지는 暴雪에덮이었으리니,이미 나는 눈이 길길이 쌓인 숲의 굴 ..

이 한 편의 詩 2025.01.13

“인간답게 죽고 싶어, 내 몸에 달린 기계 떼어내요”... 연명치료 받아야 할까?

죽음을 준비하는 중년층도 적지 않다. 임종 과정에서 소생 가능성이 없을 경우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가 250만명에 이른다. 향후 자신의 자녀가 힘들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문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가 온몸에 기계장치(의료장비)를 주렁주렁 달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어떨까? 특히 어린 자녀도 보고 있다면?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당장 온갖 장치를 떼어내, 인간답게 죽고 싶다”고 외칠지도 모른다. 내가 임종을 앞두고 있다면 품위 있게 죽을 수 있을까?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명치료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임종 순간 존엄성 지키고 싶다” 83.5%...

건강코너 2025.01.13

아버지와 난초

아버지의 서재에는 화분이 많습니다.마치 서재 안이 작은 화원처럼 보일 정도입니다.아버지가 해외로 출장을 가시는 날에는제가 대신 화분에 물을 주고,화초들을 관리합니다.여러 화분 중에는 난초가 가장 많은데,그중에서도 동양란은 관리하기가 어찌나 까다로운지애를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더위에 약한 꽃이나 추위에 약한 꽃,햇볕에 내놓아야 잘 자라는 식물,그늘에 놓고 길러야 하는 식물도 있습니다.하루에 한 번씩 물을 주기도 하고,한 달에 한 번만 물을 줘도 되는여러 종류의 화분이 있습니다.어떤 난초는 딱 한 철에 꽃을 피우고 나면다시 너무나 초라해졌습니다.그래도 어느 화분 하나 쉽게 버리지 않는아버지에게 여쭤봤습니다."아버지, 저 난초는 볼품없어진 것 같아요.이제 그만 버리면 어떨까요?""아들아, 저 초라..

東西古今 20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