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地巡禮

'하느님의 종' 순교자와 증거자, 125위 시복시성을 위한 도보 성지 순례

뚜르(Tours) 2011. 9. 5. 15:39

'하느님의 종' 순교자와 증거자 125위 시복시성을 위한 도보 성지 순례

 

 

한국 평협은 '하느님의 종'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그리고 '하느님의 종' 증거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시복 시성 청원에

한국 교회의 열망이 충분히 표현되기를 바라고, 이분들이 하루빨리 제단에

오를 수 있기를 열망하면서, 온 마음 온 영혼 온 힘을 다해 기도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복 시성 기도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도보 성지 순례가 거행되었습니다.

 2011년 9월 4일, 오전 7시에 서울에서 버스 15대에 607명의 신자들이

도보 성지 순례를 위해 출발했습니다.

 

오늘의 도보 성지 순례의 출발지인 솔뫼 성지에 오전 9시 30분에 도착하였습니다.

대전교구를 비롯한 전국 각 교구에서 도보 성지 순례를 위해 집결하고 있었으며

약 2천 5백 명이 이날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신축된 야외 성전을 꽉 채운 신자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새로 지은 야외 성전에서 대전교구 교구장님의 주례로 현양미사가 거행되었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정오에 솔뫼를 출발해서 합덕 성당을 향해 순례가 시작되었습니다.

합덕 성당으로 가는 길, 하늘은 완연한 가을하늘이었습니다. 들에는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 농장에는 따가운 햇볕에 사과가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대전교구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합덕 성당 성전입니다.

내포 지방의 신앙의 요람인 합덕 성당은 박해 시대의 거친 풍랑을 지켜보면서도

수많은 사제와 수도자를 배출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 넓은 뜨락 이곳저곳에서 우리는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합덕 성당에서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여 신리 성지로 향하는 길목에서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해당화를 보았습니다. 멀리 시집 온 새댁처럼

바다가 그리운듯, 수줍은 미소로 우리를 반겼습니다.

 

 

1972년과 1985년 대전리 상개의 야산에서는 오랫동안 방치된 분묘들이

파묘되고 있었습니다. 헤쳐진 흙더미 속에서는 부패되어 부서진 묵주,

녹슨 십자가 그리고 때때로 두상이 없는 유골을 포함한 수십 기의 유해

가 발견되었습니다. 이곳은 '말바탕' 또는 '손서방네 묘지'로 불리며,

'천주교 하다가 죽은이들의 묘'라는 확인되지 않은 전설만이 떠돌던 곳이

었습니다.

 

 

두 차례의 파묘를 통해 천주교 하다 죽은이들은 바로 이 땅의

순교자요, 순교자처럼 치열하게 살다간 교우들이요, 병인박해 순교자

손자선 성인의 무덤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여기, 이토록 초라한

무덤으로 순교자의 자취를 남기는 것은 그들의 신앙과 열정을 거울삼

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드높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신리성지에 오후 3시에 도착

하였습니다. 이곳은 내포지방에서 가장 오랜 박해를 받은 교우촌이었습

니다. 이곳에는 성 손자선 토마스의 생가이자 조선 제5대 교구장 성 다블

뤼 안주교의 주교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안주교는 이 집에 은거하며 선

교활동을 주관하고 한글 교리서를 저술, 출판하였으며 조선교회의 순교사

를 수집 정리하여 유럽으로 보내기도 한 곳입니다. 안주교는 1866년 병인년

에 위앵 민신부와 오매트르 오신부 그리고 황석두 루카와 함께 이곳 신리

의 거더리에서 체포되어 갈매못에서 순교하였습니다. 또한 손자선 토마스

는 관장 앞에서 자신의 살을 물어뜯어 신앙을 증거한 치명자로도 유명합

니다.  

 

 

신리는 많은 순교자를 배출하였는데 문헌에 기록된 신리-거더리 출신 순교자만도

40여 명에 이르고, 성지 인근에는 32기의 머리 없이 발견된 무영 순교자의 묘와

손자선의 가족 순교자 묘 14기 등 40여 기의 순교자 묘가 대전리 공동묘지에 안장

되어 있습니다.

 

이곳 신리성지 야외 제대에서 대전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님의 집전으로

성체현시와 강복으로 하느님의 종 순교자와 증거자 125위 시복시성을 위한 도보

성지 순례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제는 각교구별로 현양대회와 도보 성지

순례가 이어질 것입니다. 서울대교구 평협에서는 9월 18일 오전 8시 30분에 새남터를

출발하여 당고개를 거쳐, 서소문 밖 네거리 성지까지 도보 순례하고 서소문 성지에서

정진석 교구장님께서 집전하시는 현양미사가 봉헌될 예정입니다.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도보 성지 순례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평협에서는 시복시성을 위한 125억 단의 묵주기도를 바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125위가 모두 시복될 때까지 전신자들이 열정적으로 기도를 하여야 하겠습니다.

 

2011.09.04

Mart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