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하지(夏至) /최영규

뚜르(Tours) 2023. 6. 21. 09:43

 

 

하지(夏至)   /최영규

 

 

뒷산 밤나무 숲이 밤꽃 꽃밭이 되었다
떼로 날아온 나비들로 난장판이다
나비들의 날갯짓에 정신을 빼앗긴 밤나무꽃 꽃술들
바람에 흔들리는 수많은 그 꽃술들의 모습이

마치 나비들에게 손짓하며 뭐라고 부탁하는 것만 같다
열심히 젖을 빨며 엄마를 놓치지 않으려는

아기들의 그 간절한 눈빛처럼
지금 뒷산 밤나무 숲엔 난장(亂場)이 벌어졌다
나비떼들의 날갯짓으로 밤나무꽃 꽃술들의 손짓으로

밭은 숨 쉬는 아기들의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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