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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의 바다 / 백원순

나의 아버지의 바다  / 백원순나는 지금도 아버지의 바다에 대해잘 모른다내가 세 살적엔가아버지는 나를 배에 태우고함께 바다로 가셨다아버지가 그물을 끄시는 동안나는 아버지가 요리하시는 냄비에불을 지피는 것이유년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다아버지에 대한 바다는바다에서 돌아오시면친구들과 기울이는 소주잔에출렁이는 알 수 없는 기억을 지나나는 언제나 아버지의 바다를저 수평선 넘어 세계로 꿈꾸어왔고바다를 언제나 바라보는 소년은장년이 되어서도저녁이면 떠오르는 먼 우주의 바닷가 별빛들이언제나 아버지가 바다에 가면그리워하는 빛들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아버지의 바다는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고알 수 없는 많은 물고기그 물고기를 팔러잠시 정박하는 항구의 낯선 풍경들아버지의 바다는언제나 알 수 없고다만 아버지가오랜 세월 후돌아오셨..

이 한 편의 詩 2024.05.31

왜 의미가 필요할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에는체셔 캣이라는 말재주가 좋고 꾀가 많은고양이가 등장합니다.한 번은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길을 잃고 헤매다 갈림길 앞에 멈추어 섭니다.그때 나무 위에 있던 체셔 캣을 발견했습니다.앨리스: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알려줄래?체셔 캣: 어디에 가는데?앨리스: 모르겠어.체셔 캣은 그런 엘리스에게웃으면서 말합니다."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아무 데도갈 수 없어."계절마다 대이동을 하는 철새들은선두에 선 철새를 무작정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사실 철새들은 따뜻한 남쪽이라는 목표를 향해,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있습니다.또한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는 배는나침반과 등대를 기준으로 방향을 잡아가며종착지에 도착합니다.인생이란 항해도 마찬가지입니다.'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어디로 가..

東西古今 2024.05.31

“달걀·달걀 지단 조심하세요”…여름보다 요즘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은?

김밥이나 면에 넣는 달걀 지단은 더위가 시작된 요즘 관리에 조심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중독은 한여름보다 6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더위가 시작되지만 음식물 관리에 방심하기 쉬운 때다. 질병관리청은 특히 법정감염병인 살모넬라균 감염 예방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발생한 식중독(살모넬라) 환자 6838명 중 77%(5257명)가 달걀이나 달걀 지단 등에서 비롯됐다.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침 식사 때 빠질 수 없는 달걀… 단백질 보충, 눈 보호에 기여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달걀 2개(100~120g)에는 단백질이 13.49g 들어 있다. ‘고단백’의 상징 닭가슴살 100g에 있는 단백질 22.97g과 비교해도 ..

건강코너 2024.05.29

파이팅 필리피노(Fighting Filipinos)

6.25 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끝난 현장에서한 미군 장교가 수많은 사상자를 보고이렇게 물었습니다."저 사람들은 누구인가요?"그러자 당시 전투에 참여했던필리핀의 기관총 사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Those are dead reds, sir.(전부 중공군의 잔해입니다)"이 전투는 바로 1951년 4월 22일,필리핀 참전군과 중공군이 경기도 연천군 율동에서격전을 벌였던 '율동 전투'였습니다.필리핀은 우리에게 역사적으로큰 의미를 가진 나라입니다.한반도에 전쟁의 그늘이 드리웠던 6.25 전쟁 당시필리핀은 미국·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가장 먼저우리나라를 도왔습니다.필리핀은 6.25 전쟁 발발 이전,과거 여러 강국들에게 식민 지배를 받아오다가1946년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며필리핀 공..

東西古今 2024.05.28

선택

나무의자를 보면 그러니까 갈빗대를 눕혀놓은 것과같아서 앉기가 그렇다어느 정글에서 엎어지고 자빠지며 걸어왔을저것은 상처에도 격이 다른 각도다잘 짜 맞춘 상처 위로 달이 오래도록 칠하다 간 이유는나무냄새, 그 희미한 것이나마 가두는 일일 것이다목불상으로 앉았다면 세상의 머리들조아렸을 텐데, 짜개진 등이 어쩌면 공덕을 짓는 중이겠다이슬 쪽으로 천천히 빠져나가는 혼이맴도는지 따뜻하다- 정하해, 시 ‘선택’같은 해, 같은 곳에서 태어나도 훗날 달라지는 모습들입니다.자의든 타의든 선택에 따라 주어지는 운명.어찌 됐든 나름의 덕을 쌓으며 자신을 이루어가는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