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띄우는 엽서 /오선 이민숙 한 생 중턱쯤 걸터앉은 당신그대 중년이여 절반의 책임으로앞도 보고 뒤도 돌아보아야 합니다 실패한 인생이라고 누가 그랬나요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은 당신입니다 성공한 인생이라고 했던가요너무 일찍 축배의 잔을높이 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대 실망하지 말아요그대 샴페인을 터뜨리지 말아요그저 절반의 책임과 임무를완성했을 뿐입니다 벌레들이 푸른 잎맥을 갉아먹어도잎잎이 단풍으로 물들 때까지푸르른 마음 한결같아야 하고더 센 폭풍에도 뿌리를 지켜야 합니다 단비를 받아 어린 나무를 살 찌우고질풍노도 속에 힘 잃은 나무도두 팔로 끌어 앉아 수액을 나누며탐스러운 열매가 맺힐 때까지잡고 있는 젖줄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푸른 힘이 넘치는 중년의 나이6월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