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유월아 /황영칠 꽃과 신록으로 찬란하던 오월 앞에미사여구로 붓 놀림에 바쁘던 시인들오월이 떠나고 네가 온 날부터찬사에 침이 마른 붓대도 내려놓고청춘 남녀의 만남도 발길을 돌리더구나 화려한 외모에만 눈이 먼 민심에시들어버린 장미의 시체만 받아 들고눈물로써 호국 영령들의 영혼을 달래며피비린내 나는 민족 상잔의 총 칼을맨 가슴으로 막아낸 안타까운 유월아 슬픈 시인들을 위하여산 자락에 밤꽃도 피워 놓고접시꽃 오솔길도 다정하게 꾸며 놓고담장 위에 올라선 능소화도 피워준너의 눈물겨운 사랑이 애처롭구나 아픔이 얼마나 컸기에38도의 열병도 앓았고서러움이 얼마나 깊었기에참지 못한 눈물을 쏟아 놓고 떠난 유월아눈물 많고 속 깊은 너의 아픔을 유월아나는 알고 있단다잘 가거라 유월아다시 보자 유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