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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 찬가 /안영준

구월 찬가   /안영준  무더위도 서서히 사라지고그토록 구애를 외치던 매미도짝 찾았나보다 가냘픈 몸으로허공을 이륙한 잠자리는광활한 들판에화려한 춤사위 하며 비행한다 푸르던 잎새는어느새 만삭되어황금 물결 파도치고두렁에 구절초는백의 분장하고 여백을 채운다 유독 길었던 당년 여름은산들바람에 묻혀자취를 감추고만산홍엽 채색된 계절 왔구나

이 한 편의 詩 2024.09.02

사람의 품격

꽃에 향기가 있듯 사람에겐 품격이 있다.그런데 꽃이 싱싱할 때 향기가 신선하듯사람도 마음이 맑을 때 품격이 고상하다.썩은 백합꽃은 잡초보다 그 냄새가 고약하다.- 세익스피어맑은 사람을 만나면 압니다.얼마나 사람의 품격이 중요한지를.속이 맑아서 밖으로도 내비치는 고상함.본연의 냄새, 그 사람만의 품격은 맡아본 사람만 압니다.

불평도 습관이다

어느 마을에 늘 불평만 하는 농부가 있었습니다.늘 농부의 눈에는 아름다운 것이 없었고귀에는 좋은 소식이 없었기에 마을에선이미 소문난 투덜이였습니다.비가 조금만 와도 홍수 걱정을 하며 투덜거렸고,햇빛이 비쳐도 가뭄 걱정을 하며 소란을 피웠습니다.해충이 조금만 눈에 띄어도 온 곡식에피해를 보는 것처럼 걱정해 밤을 지새우기일쑤였습니다.어느 해에는 유례없는 풍작을 이뤘고곡식값까지 껑충 뛰어 마을 사람들이 기뻐했습니다.늘 농부의 불평만 듣던 마을 사람들은풍작만큼은 기뻐할 것 같기에 농부를 찾아가물어봤습니다."이보게, 올해는 풍년이라 좋겠어?"그러나 농부는 이렇게 투덜거리면서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괜찮긴, 풍년으로 인해서 땅에는몹시 해로울 거야."항상 불평하는 사람은감사할 일에도 작은 불평을 하고항상 감사하는 사람..

東西古今 2024.09.02

9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채

9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채꽃피는 봄날엔 할말도 많았겠지요꿈은 땀으로 흐르고땀은 비처럼 내렸어도어느꽃도 만날 수 없는 그런날이 있었겠지요기도하는 꿈빛으로 아침이 찾아와도누워서도 잠들 수 없는 그런밤이 있었겠지요별을 보고도 잠언을 읽지 못하고어리석은 잣대로만 재고 산 가벼움에 대하여고독한 진실과 홀로 견딘 무거움에 대하여무심한 달빛창 바라보며 한숨도 지었겠지요우연히 들었습니다당신의 허전한 기침소리를당신이 가을로 깊어갈 때노을처럼 내리는 그리움이 있다면잉크처럼 번지는 외로움이 있다면길어진 시간의 무게 때문입니까얇아진 낙엽의 부피 때문입니까9월의 당신이여!삶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니이 저녁 노을이저 들녁 낙엽이왜 이렇게 쓸쓸하냐는 말은 조금 늦어도 좋겠습니다우연히 보았습니다타도록 몸을 말리..

이 한 편의 詩 2024.09.01

메타피직스

Metaphysics는 형이상학(形而上學)을 뜻한다.그리스어 메타(Meta : 뒤)와 피지카(physika : 자연학)가 합쳐져만들어진 메타피직스는 자연학 다음의 학문이란 뜻이 있는데아리스토텔레스에서 유래하였다.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에 따르면, 형이상학은 존재의 근본을연구하는 학문으로 세계의 궁극적 근거를 연구하는 학문이다.다른 정의로는 형이상학은 사회의 근본 체계, 사회 현상, 모든 지식또는 인류 대다수에게 그보다 나은 지식일지라도 그것들의 근원은변증된 체계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개별적 영역이라고 주장하는철학 이념이기도 하다.- 중에서사색의향기 메타피직스는 이슬비(drizzle) 이론, 매력 이론, 비빔밥 이론,포도송이 이론, 옹달샘 이론, 사색(四色) 이론 및 느슨한 결합 관계(loosely cou..

아빠 친구들의 행동

한 식당에서 10여 명의 남자가 모였습니다.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함께 식사하며모두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그런데 한 친구가 두세 살쯤 되어 보이는딸을 안고 친구들 사이에서 천천히 밥을 먹습니다.어린아이를 안고 식사를 하는 일이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애 아빠를 친구들은흐뭇한 미소로 바라봅니다.아빠가 한참 어르고 달래준 끝에 마침내아이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잠든 아이를 안고 밥을 먹는 것도 쉽지 않지만그게 어딥니까?그러자 한 친구가 다가가 잠든 아이를슬쩍 들어 올리더니, 아이가 깨지 않게능숙한 자세로 안았습니다.양손이 자유로워진 아빠는 편안하게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잠시 후 또 다른 친구가 아이를 안아주어서처음 아이를 안아준 친구도 다시 편하게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그렇..

東西古今 202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