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5419

열화

드디어 여름이 가고 있습니다끈적이는 여름입니다끊임없이 열리는 방울토마토 같습니다물만 먹고 마냥 키워내는 여름 오이 같습니다날마다 공터에서 자갈 더미를 밟고몰래 나를 바라보던 그 소년 같습니다참말로 징한 여름들입니다- 손한옥, 시 ‘열화‘이번 여름은 몹시 뜨거웠습니다.이제 바람도 아침저녁 찾아와서 견딜만합니다.단단히 속을 익힌 것들이 저를 드러낼 시간.더워서 미루었던 것들을 다시 시작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꽃무릇

다음 생엔 꽃무릇으로 태어나리라외딴 산기슭도 좋으니무릎 높이로 자라당신의 걸음걸음 잡아채리라나를 보지 않는 당신눈 돌리면우르르 지천으로 피어나고눈 감으면시뻘건 목소리로 부르리라가을밤 달빛도 없어그냥 지나칠 땐축축하게 말해 보리라바람처럼 꽃대만 건드려도나는 발 아래까지 달아오르리내 푸른 잎 같은 당신내가 하늘 향해 누운 것은당신이 하늘이기 때문당신을 보지 못한다 해도다다음 생엔 또 꽃무릇으로 피어나리라- 김완수, 시 ‘꽃무릇’꽃무릇이 필 때가 되었습니다.‘슬픈 추억’ ‘사랑의 아픔’이 꽃말이라고 합니다.붉은빛의 꽃처럼,가을의 초입도 열정으로 붉게 피기를 소원해봅니다.

사람의 품격

꽃에 향기가 있듯 사람에겐 품격이 있다.그런데 꽃이 싱싱할 때 향기가 신선하듯사람도 마음이 맑을 때 품격이 고상하다.썩은 백합꽃은 잡초보다 그 냄새가 고약하다.- 세익스피어맑은 사람을 만나면 압니다.얼마나 사람의 품격이 중요한지를.속이 맑아서 밖으로도 내비치는 고상함.본연의 냄새, 그 사람만의 품격은 맡아본 사람만 압니다.

메타피직스

Metaphysics는 형이상학(形而上學)을 뜻한다.그리스어 메타(Meta : 뒤)와 피지카(physika : 자연학)가 합쳐져만들어진 메타피직스는 자연학 다음의 학문이란 뜻이 있는데아리스토텔레스에서 유래하였다.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에 따르면, 형이상학은 존재의 근본을연구하는 학문으로 세계의 궁극적 근거를 연구하는 학문이다.다른 정의로는 형이상학은 사회의 근본 체계, 사회 현상, 모든 지식또는 인류 대다수에게 그보다 나은 지식일지라도 그것들의 근원은변증된 체계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개별적 영역이라고 주장하는철학 이념이기도 하다.- 중에서사색의향기 메타피직스는 이슬비(drizzle) 이론, 매력 이론, 비빔밥 이론,포도송이 이론, 옹달샘 이론, 사색(四色) 이론 및 느슨한 결합 관계(loosely cou..

자두나무

내년 봄엔 마당 귀퉁이에 자두나무를 심을 거야자두꽃이 피고흑자두가 익을 때까지이 숲에는 돌풍도 비껴갈 거야사기 쟁반에 숲 그늘이 깔리면물컹한 흑자두를 한 입 베어 물고신물 고인 딥키스 해야지그땐오래 뙤약볕에 서 있던 사람의 어깨에도자두꽃이 만발할 거야- 유현숙, 시 ‘자두나무’돌풍도 비껴간 숲에서, 그늘의 시원함을 누리며 베어 먹는 자두 한 입.저기, 뙤약볕 아래 수고하는 이들에게도 드리고 싶은 맛.시큼하고 물컹한 자두 맛에 입에 침이 그득 고이는 여름 막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