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5390

4월 /임숙희

4월 /임숙희 쉼 없이 지천에 꽃물들이고 꿈틀대는 대지를 연둣빛으로 수놓는 4월에는 당신 마음에도 완연한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 3월의 수고로움으로 함박웃음 터지는 4월에는 당신과 나의 마음에 웃음꽃 활짝 피워요 4월이 되더니 따뜻해졌습니다. 혹시나 해서 걸어두었던 겨울 옷을 세탁소에 맡겼습니다. 겨우내 입었던 고마운 옷들입니다. 예전에는 계절에 맞는 옷을 아내가 골라줬는데 이젠 내가 선택해야 합니다. 아직 봄옷을 고르지 않고 미루고 있습니다. 손희송 주교님께서 의정부교구장으로 가시는데 내일 오후 2시 명동성당에서 감사 미사가 열립니다.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2024. 4. 3

징검다리 건너기

신발을 벗지 않고 물 위를 건너뛴다 내 그림자도 뛰어 넘는다 내가 젖지 않고 즐겁게 건널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이어놓은 디딤돌 몇 개 그 고마움이 물에 놓여 늘 젖어있기 때문이다 - 이상현, '징검다리 건너기' 누군가의 수고로 내가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노고로 내가 물에 젖지 않습니다. 당연히 받았던 것들. 오늘은 그 고마움과 따스함을 가만히 만져봅니다.

4월 초하루의 기쁜 소식

봄은 신발이 진창으로 가득 차도 휘파람을 불고 싶어지는 시기다. - 더그 라슨 4월입니다. 느낌이 다른 환한 달입니다. 환하게 핀 봄꽃처럼 기쁜일, 행복한 일이 많기를 소망합니다. 4월 초하루. 예전엔 잔인한 달이라 노래했던 시인이 있었지만, 요즘은 온갖 봄꽃이 다투어 피는 화려한 달로 변신했지요. 오늘 금식한 채 아산병원에 갔습니다. 혈액검사를 한 뒤 병원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X-ray 찍고 심전도 검사를 마친 뒤 벚꽃이 핀 산책로를 따라 올림픽공원을 걸었습니다. 병원식당에서 활전복소고기미역국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운동부하검사를 하고 담당의사의 검진 결과를 들었습니다. 1년 반 전 상태와 변동이 없고 이상(異常)이 없어 당뇨약 처방을 받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고..

부활의 아침

부활의 아침 막달레나의 노래 문을 열어 주십시오. 너무도 가혹하게 사무쳐오던 고난에 멍든 세월을 다시는 기억치 않으렵니다. 죽음보다 갑갑하고 어둡던 시간 당신의 부재로 하여 아픔이 피와 같던 시간을 탄식하며 무덤 밖에서 절절히 목메어 울었었거니 굳게 닫힌 무덤의 문 훌훌히 죽음의 옷 벗으시고 이렇게 찬란히 빛 속으로 살아 오셨습니다. 아아 스승이여 슬프던 노래를 땅속에 묻고 승리의 흰 깃발 흔들며 매양 떨리던 가슴으로 다시 살은 나의 기쁨 당신의 부활로 해맑게 트인 영광의 새벽 내 부끄러운 길을 빛부신 사랑으로 씻어 주신 님 이제는 결코 놓치지 않으렵니다. 내 목숨 길이 당신 보며 살으리니 유일한 나의 삶은 사랑하는 것 죽는 것 주여 오십시오 열어 주십시오. - 이해인 수녀님

주님 수난 성금요일

불과 3분만 공기가 없으면 사람은 죽는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누구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 않다. 그저 습관처럼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 중에서 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은 항상 바로 당신 옆에 있습니다. 그것을 깨닫기가 어려울 뿐이죠. 오늘은 주님 수난 성금요일입니다.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하신 주님의 종께서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가셨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지셨습니다.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신 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무덤에 묻히십니다.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를 통하여 주님의 고통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며, 주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여야 하겠습니다.

주님 만찬 성목요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참되고 영원한 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길이 지속되는 제사를 제정하시어 먼저 자신을 아버지께 구원의 제물로 봉헌하시고 저희도 당신을 기억하여 봉헌하도록 명하셨나이다. 저희를 위하여 희생되신 주님의 살을 받아 먹어 저희는 튼튼해지고 저희를 위하여 흘리신 주님의 피를 받아 마시어 저희는 깨끗해지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발 씻김 예식 따름 노래 1 요한 13,4.5.15 참조 ◎ 주님이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

조용한 섬

땅끝에서 올라온 고구마 한 개 빛도 없이 구석에서 떡잎을 키우고 있다 먹는다 먹는다 하면서 잊어버린 조용한 섬은 얼마나 몸을 짜냈을까 물을 담아 터를 창가로 옮긴다 푸석한 얼굴이 햇살을 받아먹고 붉은 힘줄이 돋아난다 투명한 물속에서 솜털 같은 뿌리가 파르르 떨리고 물관의 젖줄로 입술을 적시는 잎들 - 한영희, 시 '조용한 섬' 관심은 사랑입니다. 뒤처지거나 눈에 별로 들지 않았던 사람이나 동식물에게 주는 관심이 그를 다시 일어나게 합니다.

귀한 사랑

질투심이 강한 사람의 사랑은 증오심으로 변하기 쉽다. 질투는 남보다 자기를 먼저 해치는 독소이다. - 알렉상드르 뒤마 질투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사랑이 있는 곳에 질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지나침에 늘 문제는 도사리고 있습니다. 지나친 질투가 사랑을 증오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질투에 눈이 멀었다는 위험성을 인식한다면 적절하고 알맞고 귀한 사랑이 될 것입니다.

백석서원(白石書院) 다녀왔습니다

새벽 4시 30분부터 잠이 깨어 뒤척이다가 5시로 맞춰두었던 알람을 끄고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김제 백석서원 춘향제(春享祭)에 가야 하는 날입니다. 루틴대로 과일을 먹고 귀리빵 두 쪽을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6시 40분 고속버스를 타고 김제에 내리니 9시 10분. 11시에 시작하는 제사라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백석서원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청 방향으로 가야하기에 의자에 앉아 있는 젊은 청년에게 방향을 물었더니 일언지하에 '모른다'고 하네요. 옆에 있던 중년 남자가 대신 친절하게 가르쳐 줘서 가는데 얼마 가지 않아 큰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젊은이의 태도가 마음 한편에 남아 씁쓸하게 만듭니다. 몇십 번 온 길이지만 늘 차를 타고 다녔기에 걸어서 가는 길이 맞는지 불안했지만 기억을..

백석서원

봄은 눈치가 없다 /임영준 엉겹결에 그녀를 피했다 별안간 속삭거려 당황스럽기만 했다 주눅 들어 움츠린 어깨를 빤히 바라보면서 헤실헤실 끼어드는 그녀는 정말 눈치가 없다 엊저녁에 비가 오더니 오늘은 화창한 봄날이네요. 지금 기온이 17도라니 옷을 가볍게 바꿔 입어야겠습니다. 내일 김제 백석서원 춘향제에 가는데 성지주일 미사가 걱정이 되어 저녁에 특전미사에 가려고 합니다. 12대 조 창강공이 배향된 백석서원에 1년에 한 번 가는 여행. 가는 길 교통이 어렵지만 기쁜 마음으로 다녀오겠습니다. 2024.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