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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오늘의 묵상(주님 수난 성지 주일)

뚜르(Tours) 2013. 3. 24. 07:39

 

    오늘의 묵상(주님 수난 성지 주일) '성주간'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의 한 주간을 말한다. 예 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교회의 전례주년 가운데 가장 경건한 시기다. 이 기간에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 신 하느님의 구원 신비를 특별한 방식으로 기념한다. 곧, 전례의 정점을 이루 는 성주간의 전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의 마지막에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 고 묵상하는 가운데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도록 해 준다. 성주간의 첫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 는 주일이다. 이날 교회는 성지(聖枝)를 축복하여 신자들에게 나누어 준다. 예수님을 임금님으로 환영한다는 상징적 행위이다. 성주간 월요일부터 수요 일까지는 특별한 예식이 없다. 성주간 목요일 오전에는 교구마다 교구장 주교의 주례로 사제들이 함께 '성 유 축성 미사'를 봉헌한다. 이 미사 중에는 사제들이 사제품을 받을 때 했던 서 약을 공적으로 새롭게 하는 '사제 서약 갱신'이 있다. 그리고 저녁에는 예수님 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를 기념하는 '주님 만찬 미사'를 봉헌한다. '재의 수요 일'에 시작한 사순 시기는 이 미사 직전에 끝난다. '주님 만찬 미사'가 끝나면 성체를 수난 감실로 옮기고 제대포를 벗긴다. 또 한 제대 중앙의 십자가를 치우거나 천으로 가린다. 신자들은 수난 감실에 모신 성체 앞에서 조배하며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한다. 성주간의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 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오늘 성 지(聖枝) 축복과 행렬을 거행하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영광스럽게 기 념하는 한편, '수난기'를 통하여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한다. 성 지를 들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는 것은 4세기 무렵부터 거행되어 10세기 이후에 널리 전파되었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서에 수록된 네 편의 '주님의 종'에 관한 노래 가운데 세 번째 편이다. 이 노래에는 온갖 모욕과 박해에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주님의 뜻대로 수난을 받 아들이는 주님의 종이 소개된다. 이 종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이다(제1 독서).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은 당신 자 신을 낮추시어 하느님 아버지께 철저히 순종하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하 느님께서는 아드님을 높이시고 가장 뛰어난 이름을 주심으로써 당신의 사랑을 온 누리에 드러내신다(제2독서). 루카 복음사가가 전하는 주님의 수난기는 예 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보여 준다. 고난 중에서도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시고, 당신을 죽이려는 이들까지 용서하시며, 돌아가시는 순 간까지도 바로 옆에 있는 한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시는 모습이 그려진다(복음).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내가 제 자들처럼 듣게 하신다. 주 하느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않고, 뒤로 물러서지 도 않았다.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 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그러기 에 나는 내 얼굴을 차돌처럼 만든다.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이사 50,4-7) 제2독서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 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헤 뛰어난 이 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 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 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필리 2,6-11) 수난 복음 ○ 시간이 되자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자리에 앉으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 "내가 고난을 겪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파스카 음식을 먹기를 간절히 바랐 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파스카 축제가 하느님의 나라에서 다 이루어질 때까지 이 파스카 음식을 다시는 먹지 않겠다." ○ 예수님께서 잔을 받아 감사를 드리시고 나서 이르셨다. † "이것을 받아 나누어 마셔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제부터 하느님 의 나라가 올 때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마시지 않겠다." ○ 예수님께서는 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사도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 여라." ○ 예수님께서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방식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다. †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그러나 보라, 나 를 팔아넘길 자가 지금 나와 함께 이 식탁에 앉아있다. 사람의 아들은 정해진 대로 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 사도들은 자기들 가운데 그러한 짓을 저지를 자가 도대체 누구일까 하고 서 로 묻기 시작하였다. 사도들 가운데에서 누구를 가장 높은 사람으로 볼 것이 냐는 문제로 말다툼이 벌어졌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 "민족들을 지배하는 임금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민족들에게 권세를 부리 는 자들은 자신을 은인이라고 부르게 한다. 그러나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누가 더 높으냐? 식탁에 앉은 이냐, 아니면 시중들며 섬기는 이냐? 식탁에 앉은 이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 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너희는 내가 여러 가지 시련을 겪는 동안 에 나와 함께 있어 준 사람들이다. 내 아버지께서 나에게 나라를 주신 것처 럼 나도 너희에게 나라를 준다. 그리하여 너희는 내 나라에서 내 식탁에 앉 아 먹고 마실 것이며,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처럼 체질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나는 너의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돌아 오거든 네 형제들의 힘을 북돋아 주어라." ○ 베드로가 말하였다. ● "주님, 저는 주님과 함께라면 감옥에 갈 준비도 되어 있고 죽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베드로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물으셨다. † "내가 너희를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없이 보냈을 때, 너희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느냐?" ○ 사도들이 대답하였다. ●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 "그러나 이제는 돈주머니가 있는 사람은 그것을 챙기고 여행 보따리도 그렇 게 하여라. 그리고 칼이 없는 이는 겉옷을 팔아서 칼을 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성경에 기록된 것이 나에게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는 무법자들 가운 데 하나로 헤아려졌다.'는 말씀이다. 과연 나에 관하여 기록된 일이 이루어지 려고 한다. ○ 사도들이 말하였다. ● "주님, 보십시오. 여기에 칼 두 자루가 있습니다."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그것이면 넉넉하다." ○ 예수님께서 밖으로 나가시어 늘 하시던 대로 올리브 산으로 가시니, 제자들 도 그분을 따라갔다. 그곳에 이르러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 예수님께서는 돌을 던지면 닿을 만한 곳에 혼자 가시어 무릎을 꿇고 기도하 셨다. †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 그때에 천사가 하늘에서 나타나 예수님의 기운을 북돋아 드렸다. 예수님께 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 다. 그리고 기도를 마치고 일어나시어 제자들에게 와서 보시니, 그들은 슬픔 에 지쳐 잠들어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 "왜 자고 있느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일어나 기도하여라." ○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라고 하는 자가 앞장서서 왔다. 그가 예수님께 입 마 추려고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 "유다야, 너는 입맞춤으로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느냐?" ○ 예수님 둘레에 있던 이들이 사태를 알아차리고 말하였다. ● "주님, 저희가 칼로 쳐 버릴까요?" ○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대사제의 종을 쳐서 그의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그만해 두어라." ○ 예수님께서는 대사제의 종의 귀에 손을 대어 고쳐 주셨다. 그러고 나서 그 분께서는 당신을 잡으로 온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대장들과 원로들에게 이르셨다. † "너희는 강도라도 잡을 듯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왔단 말이냐? 내가 날마 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을 때에는 너희가 나에게 손을 뻗치지 않았다. 그 러나 이제는 너희 때요 어둠이 권세를 떨칠 때다." ○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대장들과 원로들은 예수님을 붙잡아 끌고 대사제 의 집으로 데려갔다.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 뒤따라갔다. 사람들이 안뜰 한가운데에 불을 피우고 함께 앉아 있었는데, 베드로도 그들 가운데 끼어 앉 았다. 그런데 어떤 하녀가 불 가에 앉은 베드로를 보고 그를 주의 깊게 살피 면서 말하였다. ● "이이도 저 사람과 함께 있었어요." ○ 베드로는 부인하였다. ● "이 여자야, 나는 그 사람을 모르네." ○ 얼마 뒤에 다른 사람이 베드로를 보고 말하였다. ● "당신도 그들과 한패요." ○ 베드로가 말하였다. ● "이 사람아, 나는 아닐세." ○ 한 시간쯤 지났을 때에 또 다른 사람이 주장하였다. ● "이이도 갈릴래아 사람이니까 저 사람과 함께 있었던 게 틀림없소." ○ 베드로는 말하였다. ● "이 사람아, 나는 자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 베드로가 이 말을 하는 순간에 닭이 울었다. 그리고 주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보셨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예수님을 지키던 사람들은 그분을 매질하며 조롱하였다. 또 예수님 의 눈을 가리고 물었다. ● "알아맞쳐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 사람들은 이 밖에도 예수님을 모독하는 말을 많이 퍼부었다. 날이 밝자 백 성의 원로단, 곧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이 모여 예수님을 최고 의회로 끌고 가서 말하였다. ● "당신이 메시아라면 그렇다고 우리에게 말하시오."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내가 그렇다고 말하여도 너희는 믿지 않을 것이고, 내가 물어보아도 너희 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사람의 아들은 전능하신 하느님의 오른쪽 에 앉을' 것이다." ○ 그러자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 모두 물었다. ● "그렇다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말이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그러하다고 너희가 말하고 있다." ○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이 말하였다. ● "이제 우리에게 무슨 증언이 더 필요합니까? 제 입으로 말하는 것을 우리가 직접 들었으니 말입니다." ○ 온 무리가 일어나 예수님을 빌라도 앞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예수님을 고 소하기 시작하였다. ● "우리는 이자가 우리 민족을 선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황제에게 세 금을 내지 못하게 막고, 자신을 메시아 곧 임금이라고 말합니다." ○ 빌라도가 예수님께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네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 빌라도가 수석 사제들과 군중에게 말하였다. ●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 죄목도 찾지 못하겠소." ○ 수석 사제들과 군중은 완강히 주장하였다. ◎ "이자는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이곳에 이르기까지, 온 유다 곳곳에서 백성 을 가르치며 선동하고 있습니다." ○ 이 말을 들은 빌라도는 이 사람이 갈릴래아 사람이냐고 묻더니, 예수님께서 헤로데의 관할에 속한 것을 알고 그분을 헤로데에게 보냈다. 그 무렵 헤로데 도 예루살렘에 있었다. 헤오데는 예수님을 보고 매우 기뻐하였다.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오래전부터 그분을 보고 싶어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서 일 으키시는 어떤 표징이라도 보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헤로데가 이것저것 물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수석 사제들 과 율법 학자들은 그 곁에 서서 예수님을 신랄하게 고소하였다. 헤로데도 자 기 군사들과 함께 예수님을 업신여기고 조롱한 다음, 화려한 옷을 입혀 빌라 도에게 돌려보냈다. 전에는 서로 원수로 지내던 헤로데와 빌라도가 바로 그 날에 서로 친구가 되었다. 빌라도는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을 불러 모아 그들에게 말하였다. ● "여러분은 이 사람이 백성을 선동한다고 나에게 끌고 왔는데, 보다시피 내가 여러분 앞에서 신문해 보았지만, 이 사람에게서 여러분이 고소한 죄목을 하 나도 찾지 못하였소. 헤로데가 이 사람을 우리에게 돌려보낸 것을 보면 그도 찾지 못한 것이오. 보다시피 이 사람은 사형을 받아 마땅한 짓을 하나도 저지 르지 않았소. 그러니 이 사람에게 매질이나 하고 풀어 주겠소." ○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은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 "그자는 없애고 바라빠를 풀어 주시오." ○ 바라빠는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반란과 살인으로 감옥에 갇혀 있던 자였다.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 주고 싶어서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에게 다시 이야기하였지만, 그들은 외쳤다. ◎ "그자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세 번째로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에게 말하였다. ● "도대체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사 형을 받아 마땅한 죄목을 하나도 찾지 못하였소. 그래서 이 사람에게 매질이 나 하고 풀어 주겠소." ○ 그러자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이 큰 소리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다그치며 요구하는데, 그 소리가 점점 거세졌다. 마침내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반란과 살인으로 감옥 에 갇혀 있던 자를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풀어 주고, 예수님을 그들의 뜻대로 하라고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끌고 가다가, 시골에서 오고 있던 시몬 이라는 어떤 키레네 사람을 붙잡아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님을 뒤따르게 하였 다. 백성의 큰 무리도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가운데에는 예수님 때문에 가 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돌아서 서 이르셨다. †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 라. 보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 아이를 배어 보지 못하고 젖을 먹여 보 지 못한 여자는 행복하여라!' 하고 말할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 사람들은 '산 들에게 ´우리 위로 무너져 내려라.´ 하고, 언덕들에게 ´우리를 덮어 다오.´ 할' 것이다. 푸른 나무가 이러한 일을 당하거든 마른나무야 어떻게 되겠느냐?" ○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은 다른 두 죄수도 처형하려고 예수님과 함 께 끌고 갔다. '해골'이라 는 곳에 이르러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두 죄수도 십 자가에 못 박았는데, 하나는 그분의 오른쪽에 다른 하나는 왼쪽에 못 박았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 니다." ○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자들이 제비를 뽑아 예수님의 겉옷을 나누어 가 졌다. 백성들은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도자들은 빈정거렸다. ● "이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 ○ 군사들도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그들은 예수님께 다가가 신 포도주를 들이 대며 말하였다. ●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 ○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 라는 죄명 패가 붙어 있었다.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그분을 모독하였다. ●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 다른 죄수가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 않으냐? 우리야 당연히 우 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 그러고 나서 그 죄수가 예수님께 간청하였다. ●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해가 어 두워진 것이다. 그때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시 묵상> ○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말하였다. ●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 구경하러 몰려들었던 군중도 모두 그 광경을 바라보고 가슴을 치며 돌아갔 다. 예수님의 모든 친지와 갈릴래아에서부터 그분을 함께 따라온 여자들은 멀찍이 서서 그 모든 일을 지켜보았다. 요셉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의회 의원이며 착하고 의로운 이였다. 이 사람은 의회의 결정과 처사에 동의 하지 않았다. 그는 유다인들의 고을 아리마태아 출신으로서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사람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님의 시신을 내 달라고 청 하였다. 그리고 시신을 내려 아마포로 감싼 다음, 바위를 깍아 만든 무덤에 모셨다. 그것은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무덤이었다. 그날은 준비일이었 는데 안식일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과 함께 온 여자 들도 뒤따라가 무덤을 보고 또 예수님의 시신을 어떻게 모시는지 지켜보고 나서, 돌아가 향료와 향유를 준비하였다. 그리고 안식일에는 계명에 따라 쉬 었다.(루카 22,14-23,56) 오늘의 묵상 "이 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 신도 구원해 보라지"(루카 23,35). 백성의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이렇게 조롱했 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이 보는 앞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셨다면 어 땠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실 수도 있는데 왜 너무도 무력하게 수난과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셨을까요? 이를 잘 묵상해 보고자 비유 하나를 들겠습 니다. 법정에 선 한 살인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선고 직전에 있는 이 사람을 바라보 는 여러 사람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검사입니다. 그는 살인자의 잘못한 점만을 바라봅니다. 두 번째는 변호사입니다. 검사와 대조적으로 살인자의 좋은 면을 부각시킵니다. 그러나 변호사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의 직업때문입니 다. 세 번째는 판사입니다. 그는 법의 기준이기는 하지만, 사람 자체를 판단하 며 그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청중입니다. 이들의 시선은 제삼자 그 이상의 것도, 이하의 것도 아닙니다. 그저 호기심과 무관심으로 일관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살인자를 둘러싼 시선 가운데 어떤 시선을 지니고 계실까요? 하느님께서는 검사, 변호사, 판사, 청중과는 다른 시선을 지니고 계십니다. 하 느님의 시선은 마치 살인자의 어머니가 지닌 마음과도 같습니다. 어머니는 자 식의 잘못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따질 틈도 없습니다. 그에게는 당장 자기 자 식이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아들이 죽게 된다면, 차라리 자 신이 대신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죄인들의 죽음을 바라시지 않 고 오히려 살기를 바라시는 마음으로, 아무 죄도 없으시면서도 십자가에 못 박 히신 채 묵묵히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이신 것입니다.(매일미사에서 옮김) ---------------------------------------------------------------- 오늘의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구세주께서 스스로 자신을 낮추시어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의 형벌을 받으셨으니, 저희도 주님의 인내를 본받아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3. 3. 24. Martinus

     

    ♪지극한 근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