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의 영광

윤지충 등 순교자 124명 '福者'로

뚜르(Tours) 2014. 2. 11. 11:37

윤지충 등 순교자 124명 '福者'로

'순교자의 땅' 조선에서 흘린 첫 순교의 피가 220년 만에 '복자(福者)'의 영광으로 돌아왔다.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尹持忠·1759~ 1791)을 비롯해 천주교 전래 초기 순교자 124명이 '복자'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位)'에 대한 시복(諡福)을 결정했다고 바티칸뉴스가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에 방한해 시복식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8일 시복이 결정된 윤지충(오른쪽)은 1791년 모친상 때 신주를 불사르고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이 발각돼 전주감영에서 사촌인 권상연과 함께 참수형을 당한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다. 두 사람이 처형당한 자리에 세워진 전주 전동성당엔 이들의 순교상이 서있다. /안호영 객원기자
시복은 가톨릭 교회가 공식적으로 신자들의 공경 대상인 복자로 선포하는 것을 뜻한다. 복자는 성인의 이전 단계이다. 이번에 시복이 결정된 124위는 1791년 신해박해 때부터 1888년까지 유교 전통 질서를 해쳤다는 이유로 순교한 이들이다. 이로써 한국 천주교는 1984년 시성된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를 포함, 103위 성인을 비롯해 227위의 성인·복자를 갖게 됐다. 1984년 서울에서 열린 시성식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참석한 바 있다.

교황청 해외 선교 기구인 아시아뉴스는 8일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 개막에 맞춰 8월 13일 방한해 성모승천대축일인 8월 15일에 시복식을 주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