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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꽃편지 /향린 박미리

4월의 꽃편지 /향린 박미리 아지랑이 필 즈음부칠 거라던 내 마음의 편지아직 마침표도 찍지 못했는데목련은 길마다 하얗게등을 내걸고 있다 꽃샘에 눌린 가슴한 점 원망도 없이 저렇듯화들짝 웃는 걸 보면 그 와중에도진정을 다 해 가슴 연 사랑이있었나 보다 그대에게 꽃인 줄만 알았던 나는꽃그늘 아래서 사랑을기다릴 줄만 알았던 나는그대 가슴에 백열등처럼눈부신 사랑인 적 있었을까 추운 내 마음만아프다 여긴 미안함 빼곡히 적어사월 속으로 부치면 지금도그리운 채로 화안히 읽어주실까?

이 한 편의 詩 2025.04.26

나무와 목수

콘크리트 건물의 수명이 불과 몇 십년인데 비해목재로 만든 한옥은 천년 이상을 견딘다.저 옛날 이 땅의 목수들은절대 나무를 함부로 베지 않았다고 한다.베기 전에 의복을 제대로 갖추고 큰절을 올려 예의를 표했으며베고 난 후에도 둥치에 소금과 흙을 덮고는 또다시 큰절을 올렸다.또한 집을 지을 때 네 개의 기둥목은 나이테를 보고살아 있을 때의 방향 그대로 세워서기둥이 생시적 몸의 기억을 잃지 않도록 하였다.풀 한포기, 흙 한줌의 생명도 존중하는깊은 정신세계가 근간이 되었을나무에 대한 배려와 간절한 소망이 있기에집의 일부가 된 나무도 천년을 변치 않는 견고함으로큰 목수의 꿈을 지켜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