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기억의 불꽃

뚜르(Tours) 2023. 8. 3. 08:28

 

뜬금없다

 

조선시대 말단 벼슬 중에 '말감고'라는 벼슬이 있었습니다.

말감고가 하는 일은 그날그날 장에 나온 물건의

수요와 공급을 조사하여 가격을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사람이 기준가격을 공지해야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즉, 말감고가 그날그날의 금(가격)을 띄워야(공지)

거래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 기준이 되는 가격을 '뜬(띄운) 금(가격)'이라고 합니다.

 

'뜬금 없다'라는 말은 띄운 금이 없는,

곧 시세가 없는 황당한 경우를 이르는 말이며

지금은 갑작스럽거나 엉뚱한 경우를 뜻합니다.

 

 

기억 - 문정희

한 사람이 떠났는데

서울이 텅 비었다

일시에 세상이 흐린 화면으로 바뀌었다

네가 남긴 것은

어떤 시간에도 녹지 않는

마법의 기억

오늘 그 불꽃으로

내 몸을 태운다

 

​- 시집 『나는 문이다 』(뿔, 2007) 중에서

 

뜬금없이 이 시가 

마법처럼 나를 사로잡는 아침입니다.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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