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겨울 나무 / 임영조

뚜르(Tours) 2025. 2. 9. 18:57

 

 

겨울 나무  / 임영조

 

이젠 더 벗을 것이 없어요.

바람이, 그 환장할 바람이

날마다 정신없이 흔드는 대로

모두 다 벗어 준 알몸인걸요.

날로 높아만 가는 하늘 우러러

선생님, 저요! 저요! 손을 들어도

대답조차 꽁꽁 얼어 버린 마을

너무 춥고 긴 겨울이라

무서운 생각이 자주 들어요.

우리들 고향 四月은

정말 어디쯤 오고 있나요?

- 임영조,『바람이 남긴 은어』(고려원,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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