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 102

쑥 / 김왕노

쑥  / 김왕노 ​아무리 두더지가 땅을 뒤지며 가고무거운 군홧발이 지나가고 궤도차가 굉음을 내며 질주하고여기저기 박격포 탄이 터져 봐라쑥은 쑥의 말로 겨우내 도란거리다가 쑥쑥 돋아나는 거다.지독하다고 면박을 주든 말든 캐든 말든 쑥은 쑥쑥 쏙은 쏙쏙쑥의 정신을 볻받으면 두려운 것이 어디 있으랴밭두렁 논두렁이 다 까뒤집어지고 게 발인지 개 발인지 개발인지계발인지 지랄염병 떨어도 이 땅에 봄이 오면봄의 파수꾼으로 여기도 쑥쑥 저기도 쑥쑥 오늘도 쑥쑥쑥 캐던 처녀가 바람나는 것도 그 쑥쑥 그 쏙쏙 그 기운 때문어둠을 밀쳐 대며 겨울을 밀쳐 대며 발끈한 그 쑥 때문이 아닌가.어둠을 대차게 파고드는 그 쏙 때문이 아닌가.바다에는 쏙이 쏙쏙 들판에는 쑥이 쑥쑥 이 진풍경, 이 삶의 장엄그 누가 어쩌겠느냐. 누가 이..

이 한 편의 詩 2024.05.03

흰 코끼리 선물

고대 태국에서는 왕이 신하에게 흰 코끼리를선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태국에서 흰 코끼리는 신성한 존재의 화신이자행운의 화신으로 여겨져 왔습니다.그래서 왕으로부터 흰 코끼리를 받는 것은엄청난 영예이자 총애의 표시였습니다.하지만 흰 코끼리를 선물하는 것은왕이 신하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미묘한 메시지가숨겨져 있었습니다.왕이 하사한 선물이기 때문에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도 없었을뿐더러흰 코끼리가 병으로 죽기라도 한다면왕에 대한 도전과 반역으로 몰릴 수있기 때문입니다.그렇게 흰 코끼리를 키우다 보면막대한 유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결국 많은 돈과 특별한 관리가 필요했습니다.결과적으로 흰 코끼리를 소유하는 것은축복보다는 큰 부담이 될 수있었습니다.영예와 총애로 여겨진 흰 코끼리 선물은책임과 의무를 부여하여..

東西古今 2024.05.03

시골 버스 /박종영

시골 버스 풋보리 향기가 출렁이는 봄날호젓한 산길을 달리는 시골 버스반기는 민들레 웃음으로 언덕을 가볍게 오른다.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차창에 달고 가는 사람들,읍내 오일장의 나들이가 속도를 재촉하고산다화 밝은 웃음이 지난 그리움으로 출렁거린다.수다를 떠는 봉산댁 청상의 안타까운 사연이꽃바람에 섞여 아장거리고,느슨한 햇볕의 하품은 아랑곳없이우리네 삶의 애환을 싣고 달리는 시골 버스.외딴 마을 삼거리 정류장에 이르러외롭게 선 기러기 솟대 하나,누구의 인생길을 안내하려는지길게 뽑은 목울대가 지평의 끝에서 외롭다.- 박종영 님

이 한 편의 詩 2024.05.02

미니멀리즘

현대를 표현하는 가치 개념 중에내가 살아가는 공간 안에 있는 불필요한가구나 옷, 물품을 정리하면서 삶을 단순화시켜생각의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미니멀리즘'입니다.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소유하는미니멀리스트, 즉 최소주의자의 삶은 소유를 초월하여존재의 철학을 갖게 합니다.그런데 세상은 너무도 복잡합니다.필요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 지나치게편중되어 있습니다.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사실 내게 필요한 것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삶이 단순하면 세상도 단순해집니다.손에 들고 있는 것이 무겁고 많아질수록손을 움직이기가 더 어려워집니다.내려놓으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집니다.결국 나를 내려놓음은 나를 다시세우는 길입니다.# 오늘의 명언인생은 본시 단순한 것이다.그런데 사람들은 인생을 자꾸 ..

東西古今 2024.05.02

5월 초하루

아, 오월  /김영무 파란불이 켜졌다꽃무늬 실크 미니스커트에 선글라스 끼고횡단보도 흑백 건반 탕탕 퉁기며오월이 종종걸음으로 건너오면아, 천지사방 출렁이는금빛 노래 초록 물결누에들 뽕잎 먹는 소낙비 소리또 다른 고향 강변에 잉어가 뛴다  5월 초하루어김없이 찾아온 계절의 여왕가장 아름다운 여인성모 마리아께 봉헌된 성모성월입니다. 하룻사이에 하늘은 짙푸르게맑은 공기가 몸과 마음을 상큼하게 만듭니다. 5월에는평화와 기쁨이 가득하길 기도했습니다. 2024. 5. 1

오월의 기도 /김사랑

오월의 기도  /김사랑   오월이 돌아왔습니다 청보리밭도 황금빛으로 익어 가겠지요 사월은 새싹이 돋고 생명의 꽃이 피었다면 오월은 장미처럼 뜨겁게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따사로운 햇살로 슬픈 인생을 위로하시고 감미로운 바람으로 우리들의 생을 축복해주소서  차란한 영광의 빛으로 어둔 길을 밝혀 주시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게하소서  오월 사랑의 달 외롭거나 고독하지 않게 사랑하고 사랑받게하소서

이 한 편의 詩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