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4657

나 먼저 가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며오랜 세월을 살아온 두 남자가 있었습니다.사는 지역이 다르다 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늘 생각나고 보고 싶은 형제 같은소중한 친구였습니다.어느새 그들은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고,거동도 불편해진 쇠약한 노인이 되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에게서전화가 걸려 왔습니다."이보게 친구, 나 먼저 가네."깊은 여운을 남기는 친구의 말에전화를 받은 친구는 아무 말도 못 하고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친구의 이 말을 들은 노인은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아무 말도 못 하고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그리고 그 전화를 끝으로 몇 시간 뒤,친구의 자녀들로부터 아버님이 운명했다는연락을 받았습니다.이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 되었다는 순간,소중했던 친구의 '먼저 가네'라는 작별 인사 속에는그동안 함께 해줘서..

東西古今 2024.08.06

이해인 수녀의 시는 왜 가슴을 울릴까?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 된 말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고운 우리 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억지 부리지 않아도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나를 내어주려고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언제나 부담 없는청청한 소나무 빛나를 키우려고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부끄러워 스러지는겸허한 반딧불 빛나를 비우려고내가 작아지는 빛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이해인 수녀의 시 ‘말의 빛’입니다. 2002년 시집 《작은 위로》에 실린 작품이죠? 1945년 오늘은 수녀님이 강원 양구에서 태어난 날입니다. 원래 이름은 명숙. 생후 사흘 만에 세례를 받았는데, 세례명은 프랑스 루르드의 성녀 벨라데따에서 따왔습니다. 6.25 전쟁 때 아버지가 납북돼, 홀어머니 슬하에서 컸으며 경북 김천 성의여고를 졸업하고 성 ..

東西古今 2024.08.04

지구의 날, 불 끄면 비로소 보이는 것은?

오늘 밤 8시에 10분 동안 불 끄는 것, 알고 계시죠? ‘지구의 날’ 행사의 하나로 펼쳐집니다. 이 행사는 세계자연기금(WWF)이 주관해 3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8시 반부터 1시간 동안 불을 끄는 ‘Earth Hour(지구 시간)’와는 다른 이벤트입니다. 오늘 밤 서울·세종·과천의 정부종합청사와 지방청사, 숭례문, 부산 광안대교, 수원 화성 등 지역명소, 전국의 빌딩과 아파트 등이 10분 어둠에 잠깁니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의 해상 유정이 폭발, 1100만L의 기름이 바다를 덮으며 1만 마리의 바다 생물을 희생시킨 사고가 계기입니다. 위스콘신 주의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과 하버드대 학생 데니스 헤이즈는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자며 대대적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마침, 평..

東西古今 2024.08.03

나를 위로하는 음식

영어 단어 중에서 'comfort food'는나를 위로하는 음식을 뜻합니다.1970년대 미국의 여배우인라이자 미넬리(Liza Minnelli)가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사용하면서대중화된 단어입니다.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뜻하는'소울푸드(soul food)'와는 살짝 다르게위로를 주는 음식은 먹을 때도 행복하지만,먹은 후에는 마음속까지 편안해지는음식입니다.사람들은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몸과 마음이 외롭고 공허할 때,특별한 음식을 먹거나 추억이 깃든 음식으로위로받기도 합니다.사람들은 각자의 성향이나 문화, 연령마다좋아하는 위로의 음식이 많이 다른데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위로를 받는음식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1. 떡볶이2. 치킨3. 김치찌개4. 삼겹살5. 삼계탕그냥 먹고 있으면 마..

東西古今 2024.08.01

젓가락질 vs 포크질

어느 날 저녁 식사 때 8살 어린 아들의젓가락질이 서툴자 아빠가 말합니다."아들아, 젓가락질 잘해야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단다.이렇게 중지 위에 젓가락을 올려놓고 엄지로 눌러주렴.검지는 힘을 빼고 재치 있게 움직여야 해."언젠가는 자연스레 하게 될 젓가락질이지만그 과정을 바라보는 아빠에게는 나름의인내심이 필요합니다.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젓가락질은 사실 어려운 일이 맞습니다.어떤 의미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삶과도 비슷합니다.젓가락 두 짝, 서로의 높이를 잘 맞춰야 하는데높이 있는 쪽은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낮추고낮은 쪽은 위축되지 말고 자신 있게높여야 합니다.이렇게 젓가락질을 잘하기 위해서는무려 30여 개 관절과 64개 근육이 함께합니다.많은 부분이 서로 협력해서 움직일 때가능한 것입니다.반면 포크질은 ..

東西古今 2024.07.31

그리고 상상하라

"봄을 그리려 함에 버드나무나 복숭아꽃이나살구꽃을 그리지 말지니. 그저 봄만 그려라."라는글이 있습니다.'봄'에 대한 그림을 그린다고 가정해 보면보편적으로 개나리나 진달래 철쭉 등봄꽃이나 벚나무와 같은 것을떠올릴 것입니다.그러나 살짝만 자유로이 생각하면'어머니'와 '그리움'이 떠오를 수도 있고전혀 엉뚱한 것이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위의 글은 뻔하고 진부한 것을 그리지 말고지금 막 떠오른 '그것'을 그리라고 요구합니다.조금 특별하고 근본적인 것을 그리라는뜻이기도 합니다.때론 상상하는 것이 현실보다 강할 때도 있습니다.상상을 통해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것들은과거에 그것을 상상했던 사람들의 상상력이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우리가 상상하는 그 순간부터그 상상은 정말 현실이 되..

東西古今 2024.07.30

균형을 이루는 다름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미국의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저서 '월든' 중의 한 구절입니다.어쩌면 우리는 소담스럽게 피어나는아름다운 꽃일지도 모릅니다.그런 우리가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처럼성장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심지어 사과나무와 떡갈나무도서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성장합니다.그렇게 숲 속에는 모두 다른 걸음들이 있습니다.산의 기슭에는 언제나 봄이 먼저 옵니다.때로는 정상에 아직 겨울이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같은 산인데 두 계절을 사이좋게지니기도 합니다.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여기와 저기가 다르고 저기와 거기가 다릅니다.그리고 그 다름이 한데 모여 아름답고장엄한 산을 이..

東西古今 2024.07.29

다빈치의 진정한 성취를 위한 명언 10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 다른 명화들과 달리 퇴색돼 흐릿하다. [출처=위키피디아] 오늘(4월 15일)은 ‘세계 예술의 날’입니다. 국제예술협회(IAA)가 ‘르네상스의 집대성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452년 이날 피렌체 공화국 토스카나의 빈치 마을에서 태어난 것을 기려 정했지요. 애플의 창업자였던 고(故)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이 발생하는 곳은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이고, 이를 보여준 궁극의 인물”이라며 다 빈치를 삶의 스승으로 삼았지요? 다 빈치가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꿈(Dream)과 명확한 목표(Object), 왕성한 호기심(Curiosity), 철저한 메모(Memo),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Challenge)의 다섯 가지가 결합돼 가능했다고 합니..

東西古今 2024.07.28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

현대에 이른바 '4무(無)' 병이 있습니다.무목적, 무감동, 무책임 그리고 무관심입니다.그중 제일 무서운 건 무관심입니다.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대인 작가엘리 위젤 박사는 현대 사회를 황폐케 하는최고의 악이 무관심이라고 했습니다.간혹 온라인에서 몇몇 사람들은,모르는 사람이 길에 쓰러져 있거나 힘든 상황에 있더라도모른 척 지나가라고 충고합니다.그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돕는다고 해도이후 성추행범이나 그 사고의 가해자로 몰려고초를 치를 수 있다고 합니다.하지만 세상에 대한 무관심은나를 위하는 사람들에게 대한 무관심이며결국 나 자신을 방치하는 무관심으로이어지는 것입니다.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닌 무관심입니다.아름다움의 반대도 추함이 아닌 무관심입니다.우리는 본질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비본질적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말..

東西古今 2024.07.27

성숙한 국민이 위대한 예술가를 만든다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인 안토니 가우디.당시 유행했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고전주의 건축 양식을 벗어나서,나무와 식물, 하늘이나 구름, 곤충 등자연을 관찰하여 디자인으로 녹여낸 것이가우디 건축의 특징입니다.또한, 그는 곡선을 사랑하는 건축가였는데건물 외관과 내부는 어마어마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고'가구는 소모품이 아닌 건축의 일부'라고 말하며곡선 형태의 내부에 맞춰 가구까지맞춤 제작했다고 합니다.그의 작품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에구엘 공원, 까사 밀라 등 훌륭한 건축물을 남겼는데,그중에는 가우디 생전 마지막 작품인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이 있습니다.이 성당은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스페인의 유명 관광 명소 중 한 곳으로 이름을떨치고 있습니다.성당 내부의 기둥은 나무와 나뭇..

東西古今 2024.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