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4665

삶은 만남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종교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자신의 저서 '나와 너'에서 '참된 삶은 만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인격적인 만남이 이뤄지기까지는 항상 고독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만남은 '나와 너' 즉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나와 그것'의 만남일 될 때 인생의 불행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내가 만나고 있는 것이 그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의 돈, 권력, 배경에만 집중된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만남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만남이라는 상황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좋은 배우자를 만나거나,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경우 모두가 축복된 만남이라고 부러워하지만, 반대로 실패한 사람들의 불행의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람을 잘못 만난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좋은 만남을 ..

東西古今 2023.08.21

6.25 전쟁에 참전했던, 맨발의 마라톤 GOAT

마라톤의 GOAT(Greatest of All Time)는 누구일까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1만m와 5000m에 이어 마라톤까지 석권한 체크(체코는 잘못된 이름)의 ‘인간 기관차’ 에밀 자토펙, ‘살아있는 전설’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 등을 꼽을 수도 있지만, ‘맨발의 기관차’를 빠뜨릴 수 없지요. 1932년 오늘(8월 7일)은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가 에티오피아 자토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날입니다. 마침 그날 LA 올림픽에서 마라톤이 열렸습니다. 아베베는 대한민국과 인연이 깊습니다. 에티오피아 황실 근위대의 병사로 6·25 전쟁에 참전해서 자유를 위해 싸웠으며 1966년에는 9.28 서울 수복 기념 국제마라톤에 참가해 우승합니다. 그 대회가 풀 코스를 완주한 마지막 대회였습니다. ..

東西古今 2023.08.20

내 청춘은 내가 정한다

한국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과 비교하면 자신이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일명 늙은 티를 더 빨리 내는 것 같습니다. 과거 연장자를 우대하는 유교문화와 최근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직장에서 일찍 물러나야 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얼굴은 분명히 서양 사람들보다 젊어 보이는데 정신이나 행동 면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포기하고 빨리 물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늙는 법입니다. ‘이 일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어’라고 생각하면 당신이 현재 50세라 해도 늙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최선을 다해보자’라고 결심하고 새 일을 시작한다면 70세, 80세라도 아직 젊은것입니다. 당신이 이미 늙었는지, 아직 청춘인지는 나이의 숫자가 정해주는 것도 아니며 의사가 정해..

東西古今 2023.08.19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마음가짐

미국 소매상협회에서 이런 조사통계를 냈습니다.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원의 48%는 한 명의 소비자에게 한 번만 전화해 보고 거절하면 그대로 포기하고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남은 판매원 중 25%는 거절한 사람 중에서 작은 관심이라도 보였던 사람에게 두 번째 전화를 하고는 또다시 거절하면 포기하고 그리고 15%의 판매원은 세 번 전화하고는 포기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머지 12% 판매원은 네 번, 다섯 번의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인 상품 홍보를 통해서 결국 판매에 성공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12%가 나머지 88%보다 무려 4배나 더 많은 물건을 팔았다는 것이었습니다. 700번이나 실험에서 계속 실패한 한 과학자가 ‘700회의 실험으로..

東西古今 2023.08.18

가장 후회하는 것은 무엇인가?

호주 출신의 작가 ‘브로니 웨어’는 한 때 요양원 말기 암 환자 병동에서 수년간 일하며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마지막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녀가 만난 환자들은 죽음의 목전 앞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크고 작은 후회를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들이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를 정리해서 책으로 소개했습니다. 1.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 2.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 3. 감정 표현에 솔직하지 못했던 것 4. 옛 친구들의 소중함 5. 내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 못한 것 인생의 마지막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아마도 인생에 ‘후회’가 남아 있도록 살아왔다는 그 자체가 후회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누군가의 마지막을 겪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그리고 나..

東西古今 2023.08.17

나는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합니다

1886년 7월 4일 23세의 청년이었던 미국인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박사는 조선의 청년들에게 서양 문화와 영어를 가르쳐 달라는 조선 정부의 요청을 받고 제물포를 통해 조선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조선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헐버트 박사는 교육자, 역사학자, 한글학자, 언론인, 선교사, 독립운동가로서 한국 문명화와 한국의 국권 수호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분입니다. 헐버트 박사는 근대식 학교의 틀을 잡으면서 학생들에게 '일본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배움뿐이다'라고 강조하며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조선에 들어온 지 3년 만에 '선비와 백성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이라는 순 한글로 만들어진 조선 최초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사민필지'를 편찬하였습니다. 그뿐..

東西古今 2023.08.16

남은 건 명예와 가난 뿐입니다

"대한독립만세!" 1919년 4월 1일. 104년 전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3,000여 명의 사람들이 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 그 선두에는 유관순 열사가 있었습니다. 출동한 일본 헌병이 총을 쏘았고 안타깝게도 그 자리에서 19명이 사망했습니다. 19명 안에는 유관순 열사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유관순 열사마저 시위를 주도한 죄로 오빠와 함께 일본 헌병대에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법정에 선 유관순 열사는 더 이상 독립운동을 하지 않고 대일본제국 신민으로 살아간다면 정상 참작을 해주겠다는 판사를 향해 의자를 집어던졌습니다. 그리고 모진 고문을 당하는 와중에도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을 외치던 유관순 열사는 결국 1920년 9월 28일, 향년 17세의 꽃다운 나이에 극심한 고문 후유증으로 옥중에..

東西古今 2023.08.15

이순신 장군의 길 Vs 모함꾼들의 길

1592년 오늘(8월 14일)은 임진왜란의 흐름을 바꾼, 한산대첩이 벌어진 날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이순신 장군이 이끈 조선 해군은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일본 함대를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해서 학익진으로 대파했지요. 와키자카는 이에 앞서 용인전투에서 1600명의 병력으로 조선군 5만명을 무찌른 적이 있어서 조선 수군도 얕봤다가 죽기 직전까지 갑니다. 간신히 무인도로 도망가서 13일 동안 솔잎과 미역으로 연명하다 겨우 도망칩니다. 그는 절치부심하다가 나중에 칠천량 해전에서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을 궤멸시키는 데 기여하지만, 나중에 명량에서 또다시 이순신에 패배합니다. 와키자카는 일본으로 되돌아가 이때의 일을 정확히 기록했고, 그의 가문에는 한산대첩이 벌어졌던 날에 미역만 먹는 풍습이 전해졌다고 합니다. 이..

東西古今 2023.08.14

임진왜란 전 소설 ‘유토피아’의 병원은 어떤 모습?

‘완벽한 이상향’ 유토피아에 가장 가까운 병원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토마스 모어]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1516년)는 가공의 이상향(理想鄕)을 그린 공상소설이다. 무려 500년 전에 이러한 소설을 썼다니! 모어의 천재성이 충분히 느껴진다. 한반도에서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음을 고려하면 시대를 일찌감치 앞서간 공상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유토피아》가 사회주의의 원류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모어가 1500년대 영국 왕족 정치의 타락과 모순, 탄압에 반대해 이 소설을 썼다는 평가가 더 설득력 있다. 실제 모어는 헨리 8세에게 반역죄 처벌을 받았고, 도끼에 목이 잘려 1535년에 5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유토피아는 일종의 섬이다. 사방 길이가 대략 322km이므로 남한과 ..

東西古今 2023.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