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5432

봄을 위한 씨앗의 노래

기름진 땅에 뿌려주면 하늘 바라기로 어김없이 연둣빛 촉을 세우는 씨앗들, 어린 입자들을 마디 굵은 손에 담고 정착의 터를 잡아주는 농부의 수고가 진정한 번식으로 둥지를 튼다. 푸른 새봄이 열리면 청명한 바람 속 비밀스러운 꽃으로 피어 열매를 달고 커가는 왁자한 웃음소리 물결칠 것이고, 거친 세월이 두려운 어린것들을 위해 옴팍하게 따스한 바람의 행렬이 고루 퍼지는 들녘에 서면, 촉눈 여는 씨앗들을 위한 한낮의 뜨거운 기운이 속달 거리며 한 뼘씩 더 크게 실속을 차리게 하는 빛의 속도가 넉넉하고, 저토록 융숭하게 땅심을 길러내고 있는 묵정밭, 부드럽고 촉촉한 검은 흙 앞에서 경건하게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는 봄날. - 박종영 님 흐린 날이 계속됩니다. 봄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아침입니다. 지인들과 통화하..

연속

연속이란 말을 연속 생각해. 연속듣기, 연속그립기. 연속해서 연속이야. 바라는 연속관계도 연속해서 연속될 거야. 한 시간 연속, 광고가 끼어들지 않는 연속, 잡음이 없는 연속. 2분마다 연속 전철이 열리고 연속 발걸음 들고 나가도 연속 귀를 꽂은 연속. 문제는 창밖 교회를 지나면서 미용실을 지나쳐서 달라진 그림이 연속되어도 너는 연속 보이지 않았다는 것. 한 시간 연속듣기 후 예고된 광고처럼 의문이 끼어들고 아쉬움과 미움이 연속. 그렇다고 눈물이 연속될 것 같진 않아. 연속 쏟아지는 구름은 없으니까. 거기서만 너는 연속 웃고 왜 나는 연속 박제된 기분일까. 그대로 연속, 사진 속에서만 너는 연속. 얼마나 너는 나를 연속 생각했을까, 연속 걸어온 연속질문이야. - 최연수, 시 ‘연속’ 한곳으로 집중합니다...

현재의 사랑

미래에 있어 사랑은 없다. 사랑은 오직 현재에 필요한 것이다. 현재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랑이 없는 사람이다. - 톨스토이 현재는 어느 과거의 미래였으며 또한 어느 미래의 과거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사랑에 몰두해야 하는 것. 현재의 사랑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겁니다. 오늘은 원희 가타리나가 고3이 됩니다. 오늘은 연희 마리아가 중3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은 건희가 중학생이 되는 날이고 윤희 클라라는 초등 2학년이 됩니다. 그리고 손민준 레오가 잠원초등학교 입학하는 날입니다. 오전에 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진료가 있었습니다. 수술이 잘 이루어졌고 제거한 종양은 악성이었지만 폐암 1기 B, 크기가 2.7cm이어서 항앙치료는 권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5년 간의 추적검사를 통해 살펴보라는 김승준 교수님의 ..

싹트는 불만

3월이 오면 /임주영 좋아한다 새로운 느낌이 시간이 흐를수록 진한 향기가 난다 연초록 잎새에 꽃망울이 미소 지으며 입가에 맴도는 한 마디에 말 나는 너를 사랑한다 아직 겨울이 자신의 존재를 뽐내고 싶은가 보다. 아침 최저 온도가 영하 8도를 가리키고 있네요. 오전엔 춥고 오후에는 조금 풀릴 듯합니다. 연휴가 계속되는데 해결하지 못한 것이 수북이 쌓이고 있다는 불만이 움트고 있습니다. 종중, 본당 요셉회, 병원 가야 할 일... 걷고 있을 때가 제일 편안합니다. 오늘은 얼마나 걸을까... 싹트는 불만을 잊기를 위해. 2024. 3. 2

나로 인해 다른 이들도 따뜻해지기를 ...

3월의 시 /홍수희 활짝 피어나라 꽃처럼 피어나라 송이송이 피어나라 기도처럼 피어나라 세상 어둠도 그늘도 싸악 지우고 세상 아픔도 절망도 싸악 지우고 세상 역병도 눈물도 싸악 지우고 원망도 없이 시기도 없이 이기도 없이 서로서로 함께 손잡고 피어나라 3월이여, 빛으로 피어나라 희망으로 축복으로 피어나라 3월 초하루. 봄날인데 하루종일 영하의 날씨에 강풍이 붑니다. 지난 2월이 꿈속의 환상처럼 지나갑니다. 3월에는 따뜻한 나날이기를 기도합니다. 나 지신도 따뜻하고 나로 인해 다른 이들도 따뜻해지기를... 2024. 3. 1

기다리는 봄엔

살가운 바람에 얼었던 긴 겨울 묶였던 신들메를 느슨히 풀고 포근한 봄 길을 여유롭게 걸어보자 매서운 혼돈의 겨울 길에서 잃어버린 정의와 평화(平和)를 혼돈의 길에서 찾아보자 아! 거기 거기엔 눈물겨운 님의 웃음이 멈추고 있을까 기다리는 봄은 오는데 아! 거기 거기엔 약속했던 님의 미소가 피어나고 있을까 기다리던 봄은 오는데 - 박동수 님

환한 소식

씨앗은 겨우내 얼어 있던 딴딴한 흙을 열고 나온다. 땅거죽을 열고 나온 새순이 자라고 수많은 가지가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워낸다. 꽃이 지면 열매를 맺고 겨울이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간다. 이렇듯 땅에는 계절을 관장하는 문이 있어서 봄은 열고 겨울은 닫는다. - 최장순, 수필 '문' 봄이 열립니다. 빼꼼 고개를 내민 수줍음. 곧 문이 활짝 열리면 여기저기 환한 소식들이 필 테지요. 혹 닫힌 마음이 있다면 수줍게 열어도 될 것 같습니다. 마음이 평화롭고 포근한 오후입니다. 오늘 성모병원 비뇨기학과 검진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혈액검사에서 전립선암 수치(PSA)가 3.7이 나왔습니다. 담당의사가 4.0이 되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경고를 했었습니다. 그 후 붉은 고기 먹기를 멀리하고 전립선에 좋은 당근, 버섯,..

일상의 회복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 마담 드 스틸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린다면, 그 순간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상시에도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면, 그는 자신감이 없는 자포자기한 사람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행동에 옮기는 자신감과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오랜만에 아침 햇볕이 창문을 비추는 아침. 오늘은 옹기장학회 미사가 명동 프란치스코 홀에서 11시에 집전됩니다. 지난 12월과 1월 두 번 참례하지 못해서 오늘은 미사에 참석하려고 합니다.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길목입니다. 폐암 증상을 발견하고 놀라울 정도로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받고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면서 그분의 은총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