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겨울인생 /정회선

뚜르(Tours) 2023. 11. 27. 14:39

 

 

겨울인생   /정회선

 

 

세차게 내리는 겨울비에게

너는 왜

한 겨울에 눈물 흘리는가 물으니

사는 게 힘들어 그렇다고 하네

 

매섭게 부는 겨울바람에게

너는 왜

그렇게 추운소리를 내냐 물으니

인생살이 다 그런 거라고 하네

 

펑펑 쏟아지는 하얀 눈에게

너는 왜

하염없이 내리냐고 물으니

사연이 너무나 많아서라고 하네

 

쓸쓸히 내리는 겨울비에게

무엇이

그렇게 힘드냐 하니

내 눈물을 네가 아냐고 하네

 

쌩쌩 부는 칼바람에게

무엇이

너를 춥게 했냐 하니

내 사정을 네가 아냐고 하네

 

휘몰아치는 눈보라에게

무슨 사연 있기에

그렇게 슬피 우냐 하니

내 아픔을 네가 아냐고 하네

 

한 겨울 복판을 걷고 있는 자여

혹독한 세파를

온 몸으로 맛보는

너나 나나 다 겨울인생 아니겠나

 

하여, 겨울에게 물으니

저들처럼

너도 무너지지 않는 뚝심으로

겨울인생을 헤쳐 나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