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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요를 걷다

바람의 볼륨을 높이는 순간파르르 꽃잎 흔들리고흔들린 폭만큼 지구가 기우네바람에 길들인 바람은꽃의 눈물을 알지 못하고무게를 얹고도 무게가 없는꽃은 말을 잃은 지 오래그림자 부풀린 바람이 다녀가고붉은 피를 쏟으며 으스스 지는꽃잎 쓸쓸히우주의 무늬를 따라가네바람의 패총을 확인하는길 위에서의 저물녘한 때의 전성기가 후드득 지고 있네- 유진, 시 '적요를 걷다'2024년이 지고 있습니다.바람 불어, 꽃이 지기도 했지만나름 기쁜 일도 있었습니다.감사와 기원을 동시에 품는 저물녘입니다.올해도 수고하셨습니다.고맙습니다.

희망은 결단 속에서 피어납니다

독립 유공자이자 2024년 건국포장을 수여받은전영창(1917∼1976) 선생은 애국심이 남다른교육자였습니다.가난 때문에 중학교조차 다닐 수 없었던 그는보이어 선교사의 도움으로 전주 신흥학교에 진학했고,그곳에서 교장 윌리엄 린튼 선교사의 눈에 띄어일본 고베신학교로 유학의 기회를 얻었습니다.그러나 그는 일본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싸우다후쿠오카 감옥에서 1년간 옥고를 치르게 됩니다.해방 이후 전 선생은 주한미군 군종실에서통역관으로 일하며 조국의 재건에헌신했습니다.1947년, 그는 미군 목사의 도움으로미국 유학길에 올라 웨스턴신학교에서신학 공부를 이어갔습니다.그러나 졸업을 불과 2주 앞둔 시점,6·25 전쟁이 발발하자 조국을 위해즉시 귀국을 결심합니다.당시 학장이었던 뮬더는 말했습니다."2주일만 기다리면 학위..

東西古今 2024.12.31

진실처럼 포장된 거짓

담배는 세계보건기구(WHO)가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며 건강에가장 해로운 기호식품 중하나로 꼽힙니다.우리나라도 예전엔 흡연에 관대했는데,공중파 방송에서 담배 광고 및 흡연 장면 등이여과 없이 나오기도 했습니다.그리고 1970년대 미국 의사들은담배회사 광고 모델로 자주 등장했습니다.그들의 이미지는 '건강'을 상징했기에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신뢰를심어주었습니다."당신의 목에 휴가를 주세요.신선한 담배를 흡연하세요.""당신의 담당 의사로서 이 특별한필터를 가진 담배를 추천합니다.""38,381명의 치과의사가이 담배를 피우라고 말합니다.이 담배의 필터는 당신의 치아에해가 없습니다."어떤 광고에서는 소녀가 의사와 즐겁게 상담하며"저는 100살까지 살 거예요"라고 말하고,그 아래엔 "의사들이 가장 많이 피우는 담배"라는..

東西古今 2024.12.30

내 안에 구룡포 있다 - 김윤배

내 안에 구룡포 있다 - 김윤배​​갯바람보다 먼저 구룡포의 너울이 밀려왔다너울 위에 춤추던 열엿새 달빛이 방 안 가득 고인다밤은 검은 바다를 벗어놓고내항을 건너고 있었다적산가옥 낡은 골목을 지나밤은 꿈을 건지는 그물을 들고 있다​너는 구룡포였으니 와락 껴안아도 좋을 밤이었다​내항을 내려다보는 비탈에 매월여인숙은 위태롭다해풍이 얼마나 거칠었으면 구룡포올망졸망 작은 거처들을 열매로 매달고어판장 왁자한 웃음들 꽃으로 피웠을까켜지지 않은 집어등 초라한 배경 위에구룡포 잠시 머물다 떠난사람들 아름다워 목이 메었던 것이다​너는 구룡포였으니 와락 껴안아도 좋을 웃음이었다​​​- 김윤배,​『바람의 등을 보았다』(창비, 2012)

이 한 편의 詩 2024.12.29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 사는 사람 되십시요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 사는 사람 되십시요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며 시간 속에 사는 우리가 가고 오고 변하는 것일 뿐이다. ​세월이 덧없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기 때문에 덧없는 것이다. ​해가 바뀌면 어린 사람은 한 살 더해지지만 나이든 사람은 한 살 줄어든다. ​되찾을 수 없는게 세월이니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말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잘 살아야 한다. ​인간의 탐욕에는 끝이 없어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할 줄 모른다. 가진것 만큼 행복한 것이 아니며, 행복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가난은 결코 미덕이 아니며 '맑은가난'을 내세우는것은 탐욕을 멀리하기 위해서다. ​가진 것이 적든 많든 덕을 닦으면서 사는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잘살아야 한다. ​돈은..

8조 원 포기하고 수백만 명 구한 의학자

조너스 솔크 박사가 한 어린이에게 폴리오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유섭 카쉬,《위즈덤 매거진》 1956년 8월호. 위키피디아 인용.1955년 4월 12일 미국 전역에서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던 국민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10주기(週忌)에 그의 하반신을 마비시켰던 소아마비, 정확히는 폴리오의 백신 임상시험이 성공했다는 기자회견 소식이 울려 퍼진 것입니다. 냉전시대였던 20세기 중반, 소아마비는 ‘핵폭탄’ 못지않은 공포였습니다. 미국에선 1952년 한 해만 해도 5만 8000명에게서 발병, 3145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2만 1269명의 하반신을 마비시켰습니다. 아이들이 주로 희생돼 ‘소아마비’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어른도 안전하지 않았지요. 루스벨트도 39세 때 감염됐습니다. ..

東西古今 2024.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