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신을 발견할 것인가
어디에서 신(神)을 발견할 것인가?
어디서 신을 발견할 것인가는 인간의 마음속에 늘 하나의 숙제로
남아 있다.
신은 어디에 존재하며, 어떻게 해야 그를 체험할 수 있는가?
그래서 사람들은 경전을 만들고 돌과 나무를 깎아 사원과 신정을
짓는 한편, 무릎 꿇고 종교 의식을 행하기에 이르렀다.
인디언들은 신을 발견하는 가장 순수한 장소로 자연을 선택했다.
그들은 문자로 쓰여진 책을 단 한 권도 갖고 있지 않지만, 대지 전
체가 살아 있는 경전이었다. 그 경전 속에서는 강이 흐르고, 바람이
불고, 새벽의 미명과 저녁의 한숨짓는 석양이 각각의 페이지들을
장식했다.
우뚝 솟은 바위, 중얼거리는 샛강, 천막들을 에워싸고 둥글게 휘어
지는 평원이 곧 신의 사원을 구성하는 살아 있는 풍경이었다.
인디언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속삭
였다.
“위대한 정령이시여, 저에게 말씀을 해주소서.”
그러자 종달새가 노래했다. 그러나 그는 듣지 않았다.
그 사람이 소리쳤다.
“위대한 정령이시여, 저에게 말씀을 해주소서.”
그러자 천둥이 하늘을 굴러다녔다. 하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이번에는 사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위대한 정령이시여, 저에게 당신의 모습을 좀 보여 주소서.”
그러자 별 하나가 밝게 빛났다. 하지만 그는 쳐다보지 않았다.
그 사람이 다시 소리쳤다.
“위대한 정령이시여, 저에게 기적을 보여 주소서!”
그러자 한 생명이 탄생하였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절망에 차서 울부짖었다.
“당신이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제발 저를 한 번만
만져 주세요!”
그러자 위대한 정령이 내려와 부드럽게 그 사람을 만졌다.
하지만 그는 손을 내저어 그 나비를 쫓아 보내고 떠나갔다.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중에서
'나비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400-401쪽
묵상 : 인디언들은 자연에서 신의 음성을 듣고, 신의 모습을 보았고,
자연에서 신의 기적을 보았고, 자연에서 신의 따스한 손길을 느겼다.
인디언들은 자연 속에서 신을 만나고 신의 품에서 살아왔다.
그들은 자연에서 창세기를 읽고 신을 알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