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운 성모님/권태원 프란치스코 -
사랑한다는 것은 뻐꾸기처럼 이토록 남몰래 슬피 우는 것일까.
사랑을 준다는 것은 갈매기의 꿈처럼 다 버리고,
다 비우고 내 안의 나를 찾아서 떠나는 것일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이슬처럼 별처럼 해와 달,
별과 산 사이에서 서로가 가슴 아파 하는 것일까.
사랑한다는 것은 차마 아직 까지도 못 잊어서
모두 다 잠들은 밤에 제 혼자 당신에게 가는 것일까.
당신 앞에서는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좀 더 외로워지겠습니다.
당신 안에서는 하루에 한 번 만이라도 조금 더 실컷 울고 싶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만이라도 당신 안에서 기도하고 싶습니다.
어제는 무엇을 하고 오늘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내일은 또 무엇을 할 것인가를 내가 나에게,
그대가 그대에게 자문자답해 보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 만이라도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당신에게 갑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하여 기도합니다. 내 안의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봄날에는 오지 않는 당신에게 편지를 써 봅니다.
오지 않는 첫 눈을 기다리면서
외로운 당신에게 물고기같이 아름다운 편지를 써 봅니다.
봄날에는 저물 무렵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 들판에 나가
저무는 노을 강을 바라봅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 속에 산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강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영혼 안에서 물소리로 흐르고 있습니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은 가슴 안에 물고기로 떠다니고 있습니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 밭에 산 하나도 없습니다.
강을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속에 강물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은
처음으로 연애 편지를 쓰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가을 여행을 떠나는 음악 나그네이고 싶습니다.
울고 싶을 때는 마음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실컷 다시 한 번 마음 놓고 울어 보겠습니다.
헤어지고 싶을 때는 마음 놓고 다시 한 번 헤어지지 말자고 맹세해 보겠습니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겠습니다.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겠습니다.
마음 문을 열어 제치고 기도하고 싶을 때는 수요일은 수수하게,
목요일은 목청껏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어줄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남을 위해 내어 놓으면 그것은 당신에게 바치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젠가는 더욱 커져서 다시 나에게로 돌아올 것입니다.
당신은 하늘처럼 무엇을 움켜잡는 손이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이 당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거룩한 은총의 문은 점점 멀어집니다.
진정한 사랑은 나를 살아계시는 당신에게로 열어 놓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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