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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 박일만

쥐꼬리   / 박일만  ​대낮 등산로에 들쥐가 나타났다.기겁을 하는 아내에게쥐 따위에 무슨 호들갑이냐 했다.그녀는 말했다.쥐가 싫은 게 아니고 쥐꼬리가 싫다고. 순간 내 등허리가 텅!온몸에 오살났다.그 말의 여운이 전신을 쑤셔댔다.스치듯 아내가 달리 보였다.틀림없이 저 말은 중의법일 거야. 쥐꼬리만 한 월급에 오랫동안 시달렸으니얇은 봉투가 아닌 쥐꼬리를 보고 내 월급을 연상했을 거야.왜 하필 몸통 아닌 꼬리라 했겠어.쥐꼬리!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쥐의 꼬리가 아닌쥐꼬리월급으로 국어사전에 새롭게 등재돼야 하겠다​- 박일만,『뼈의 속도』(실천문학사, 2019)

이 한 편의 詩 2024.12.18

갈치와 밴댕이

갈치는 물속에 있을 때, 칼처럼 세로로 서서잠을 자거나 먹이를 잡습니다.생김새 때문에 도어(刀魚)라고도 불리는데,성격도 생긴 것만큼 날카롭고, 예민한생선입니다.갈치는 굶주리면 자기 꼬리를 물거나다른 갈치를 공격하곤 합니다.'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라는 속담이바로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또한, 물 밖으로 끌어올렸을 때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금방 죽어버리기까지 합니다.밴댕이 역시 갈치와 마찬가지로무척 예민한 생선입니다.옛 속담에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있는데,이는 속이 좁고 옹졸한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실제로 밴댕이는 내장이 아주 작고,성격도 급한 생선입니다.밴댕이를 물 밖으로 끌어올리면,팔짝팔짝 마구 뛰어대다가스트레스를 못 이겨 제풀에 죽습니다.다른 생선보다 공기 중에 노출되는 순간부터몸의 ..

東西古今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