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귀 /심재휘 귀를 베고 잤더니 귀가 아팠다12월의 소식도 아팠다오른쪽 귀를 베고 자면 당신이 아팠고왼쪽 귀를 베고 자면 새벽달이 아팠다담요처럼 얇게 펴지는 어둠을추운 마음에 덮을 수는 없어서모로 누우면 뒤척거리는 밤이 되었다펴진 귀는 편해진 귀가 되어도당신의 모습은 아픈 귀에만 모였다밤을 온몸에 묻히고 죽은 듯이 있어도 12월은 간다해가 바뀐다 해도 빈자리는 여전히 먼 곳이고귀는 아픈 방향을 달고 있도록 태어나제자리로 오래 가야 할 하현은 조금 더 해쓱해졌다ㅡ계간 《詩로 여는 세상》(2024,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