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5435

행복한 소통

우리는 독서를 통해 이 시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뛰어난 사상가를 마음껏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역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켰던 과거의 스승들, 즉 인류의 영원한 멘토들도 만날 수 있다. 독서를 통하여 기존의 익숙한 것들을 버리는 동시에 새로운 것을 얻고 이 과정을 통해 先체험자들과 행복한 소통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중에서

오늘의 브로콜리

가장 잘 알면서 가장 잘 모르는 우리는 사랑인가요 늦은 기지개가 빵 냄새를 굽고 커피를 내리고 초록을 식탁에 올려요 감미롭고 상쾌해 건너온 창밖이 이마를 맞대요 어떻게 아침 저녁을 열고 닫는지 노을이 저를 어떻게 풀어놓는지 다가올 겨울은 어떻게 발목이 묶일지 초록이 망설여요 우리 이대로 한 송이 초록 스프가 보글보글 논쟁을 끓여도 가깝고도 먼 우리는 초록 - 유진, 시 '오늘의 브로콜리' 식탁에 올린 브로콜리. 우리가 먹는 부분은 어린 꽃, 두툼한 줄기 끝의 무수한 작은 꽃이라고 합니다. 뭉툭한 한 송이 같은 많은 송이를 이루기 위해 줄기는 기꺼이 힘을 보탠듯 싶습니다. 우리는 제각각의 작은 꽃. 서로 생각이 달라도 누군가의 도움과 자력으로 오늘도 상큼하게 달려갑니다.

비옥한 땅이 되기 위하여

항상 맑으면 사막이 된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야만 비옥한 땅이 된다. - 스페인 속담 늘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지만 궂은 일 슬픈 일 험한 일 등이 뒤섞입니다. 그리하여 맑은 날의 고마움을 알고, 또한 궂은 날도 대비해서 계획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온갖 경험을 한 이가 단단해지는 원리와도 같습니다. 어제 흐렸다면 내일은 다시 맑아집니다.

선의의 꼬드김

삶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일을 혼자서 감당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중 분명히 행복해질 수 있는 결과가 보이는 것을 혼자 소유하면 욕심이 되고 집착이 됩니다. 옛 어른들께서 말씀하시길 '좋은 일은 나누면 커지고 나쁜 일은 나누면 작아진다'고 했습니다. 나누면 커지는 좋은 일을 함께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선의의 꼬드김입니다. - 중에서

부메랑

태평양이 가슴에 품고 기를 쓰며 녹이는 암 덩어리가 있다 생선들은 제 등 구부러지는 이유도 모른 채 그 속을 헤집고 다닌다 바다가 아픈 줄도 모르고 어획량이 해마다 줄어든다고 불평만 한다 이마 한번 짚어 주거나 속내를 단 한번이라도 헤아려 볼 생각은 없다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가공할 추진력을 키우고 있다 은밀히 목표를 겨냥하고 몸집 부풀리며 섬으로 위장하고 있다 - 장상관, 시 '부메랑' 지구에게 해준 것도 없으면서 더 달라 요구하고 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모르고 마구 쓰고 마구 버리는 우리.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 뒤늦은 때야 지구를 살리자며 호들갑입니다. 백 번 천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환경보호, 지구사랑입니다.

좋은 관계

비판자가 아닌 격려자가 된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비약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조이스 마이어 (1943~ ) 관계에서는 대등한 입장이기도 하지만 내가 좀 더 나은 위치를 점해 충고하거나 비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충고가 되거나 비난이 되는 때도 있습니다. 좋은 관계는 같은 선에 서 있다고 생각하며 기쁜 일에 함께 기뻐해주고 슬픔을 함께 나누고 격려하는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느슨한 결합

느슨한 결합은 상호작용하는 둘 이상의 조직 간에, 한쪽의 어떤 행위가 다른 쪽에 영향을 덜 미치는 느슨한 상태의 결합을 의미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며 정교한 프로세스는 또다른 가능성을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에 폐쇄적인 속성을 지니지만, 느슨한 관계에서는 수많은 변수들을 유연하게 수용하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 - 중에서

동안거(冬安居)

겨울산 /최승호 ​ 개구리의 동안거는 입을 딱 붙이고 안 먹는 것이다. 곰의 동안거는 굴 속에서 한잠 푹 자는 것이다. 나무의 동안거는 우두커니 봄을 기다리는 것이고, 산승의 동안거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을 깊이 생각하며 좌선하는 것이다. ​ 말이 안거지 들여다보면 다 고된 수행이다. 겨울산에서 나오는 봄날의 뱀을 보라. 얼마나 고되게 수행을 했는지 얼굴은 핼쑥하고 몸이 수척해서 개구리를 만나도 잡아먹을 힘이 없다. 겨울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오랫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펼쳐내야 하는 수능시험 보는 날에 하필 비가 내리다니... 다행스럽게도 추위가 겸손하게 몸을 사리는 행운이 있어 다행입니다. 내년에는 내 큰 손녀가 고3이 되니 내년 이 맘쯤이면 가슴을 졸이는 시간일 테지요. 둘째 손녀는 내년에 중3..

다음에 봅시다

케이티엑스 타고 서울 가는 길 옆 통로에선 중년의 사내들 몇이 세상사를 논하고 나는 뜨개질을 하며 여행길의 지루함을 달래고 있는데 간식이 건너온다 자판기에도 없는 사탕 한 알 낯선 이의 마음 씀을 입안에 넣고 이리저리 굴리고 있는데 다음에 봅시다 한 마디 툭, 던지고 그들이 사라진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생면부지의 여자에게 던지는 한 마디, 다음에 봅시다 물론 다음에 볼일이 없을 거라는 걸 전제로 던졌을 그 말이 긴 여운을 남기고 기차는 그 말을 지우듯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 조옥엽, 시 ‘다음에 봅시다’ 툭 던지고 사라진 생면부지 사람의 말, 기약이 없지만 긴 여운을 남긴 그 말, 다음에 봅시다. 낯선 이의 마음 씀이 지루하거나 외로운 길에 따스함을 주기도 합니다. 쓸쓸한 듯 아름다운 이 가을의 끝자락도..

덜어내기 혹은 빼기

단순함은 궁극적 세련미이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보태면 보탤수록 복잡해지고 난해할 수 있습니다. 이질적인 것들이 과하게 모여서 아름다움으로 흐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패션이나 예술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덜어내기 혹은 빼기. 적절한 욕망의 조절이 좀 더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으로 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