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5442

탁자에 둘러앉은 빛

우리 집 탁자는 칙칙하고, 낡고,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탁자를 볼 때마다 대낮인데도 나는 어둠의 길을 걷는 것 같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오히려 캄캄해지는 밤이 오면 고구마밭으로 내리쬐던 태양처럼 형광등 불빛이, 하루 일을 마치고 둘러앉은 가족의 어깨와 탁자 위에 펼쳐져서 어둡던 길이 환해지는 것이다 - 수피아, 시 ‘탁자에 둘러앉은 빛’ 오월입니다. 가족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달과 날이 없지만, 그래도 그 의미를 다시금 새겨봅니다. 갈등하고 웃음 짓게 만드는 가족. 사랑이고 힘입니다.

5월 초하루의 기도

한 걸음이 모든 여행의 시작이고 한 단어가 모든 기도의 시작입니다. 5월 초하루입니다.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달입니다. 올해 5월에는 황금연휴가 두 번이나 있네요. 어린이 날, 부모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부처님 오신 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정의 행복은 '나'의 행복에서 시작됩니다. 내 행복이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지요. 그런데 내 행복은 바로 가족으로부터 오는 것이죠. 모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한 5월이기를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님께 기도합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 누구나 가진 건 아니랍니다 마음이 순수한 사람 생각이 맑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입니다. 수줍음 가득한 꽃봉오리 미세한 떨림으로 향기를 감싸듯 온화하고 해맑은 미소는 잔잔한 느낌을 사랑으로 감싼답니다. 도르르 구르던 한 방울 이슬이 밤새 땅속에 숨어들어 강으로 흐르듯 살포시 웃는 부드런 미소는 온종일 가슴에 머물다 정이 됩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 사랑이 샘솟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입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 바로 당신의 솔직한 사랑입니다. - 김춘경

있을 때는 몰라

있을 때는 몰라 그토록 원해서 어렵게 만난 사람인데 익숙해지면 그 고마움을 모르는 것 같아 그래서 함부로 대하곤 하지 있을 때는 몰라 다 자기가 잘 하고 있다 생각하고 힘든 상황에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 그런데 지나고 나면 알게 되지 사랑한 날보다 상처 준 날이 더 많았다는 걸 - 얼마나 그리운지 얼마나 고맙던지 얼마나 후회하고 얼마나 외로운지... 그때 오늘의 나를 알았더라면 그런 말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거야. 난 정말 바보처럼 살았네...

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이해인

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4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 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 이해인 - 오늘은 참 맑고 고운 날씨입니다. 공기는 신선하고 태양은 저를 불러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를 보낼 심산입니다.

가슴에 소중함 하나 묻어두고

가슴에 소중함 하나 묻어두고 ​ ​ 가슴에 늘 그리운 사람 넣어놓고 보고플 때마다 살며시 꺼내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 손끝에 온통 간절한 기다림의 손짓 같은 펄럭임과 가냘프게 떨리는 입술로 누군가를 애타게 불러보고 스스럼없이 기억해낸다는 것이 또 얼마나 눈물겨운 일이든가 ​ 모질게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들 삶일지라도 손아귀에 꼭 쥐어지는 ​ 아침햇살 같은 소중함 하나 있어 잠시잠깐 떠올려볼 수 있다면 살아있음 하나로도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리라 ​ 소중히 가슴에 넣어둔 것은 허물어내지 말자 설령 그것이 가슴을 찌르고 눈시울 적시어도 행여 세월의 흐름보다 먼저 덜어내지는 말자 ​ 언젠가 비바람 몰아쳐와 간절히 간직해온 것에 대한 죄를 속절없이 물을지라도 ​ 그 이유가 내게는 행복이었음을 말..

커피와 커피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 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겉치레'에 신경을 쓰면서 본질을 잊고 살아갑니다. 오래전에 학당을 떠난 제자들의 방문을 받은 아랍의 노스승의 이야기 입니다. 제자들은 성공담을 늘어놓고, 스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각자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성공은 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고 불평을 했지요. 그러자 노스승이 일어나 커다란 주전자에 커피를 끓였고 다양한 잔도 가져왔습니다. 크리스털 잔과 은잔도 있었지만 싸구려 플라스틱 잔도 있었지요. 노스승은 제자들에게 각자 잔을 선택해 직접 커피를 따르라고 말했습니다. 제자들은 아름답고 값비싼 잔을 차지하려고 서로 다투었습니다. 제자들이 각자 커피를 가지고 자리에 앉자, 스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

그림자

그늘 속으로 사라진 너를 생각했다 아주 짧게, 종종 빛을 곁에 들여놓았지만 앞뒤가 없는 우리는 집채만 한 공간이 덮쳐오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몸이 바닥과 벽에 꺾여 있다 문틈에 얼굴이 끼었으나 부서지진 않았다 낯선 것들과 익숙한 것들이 지루해져 얼굴과 얼굴 사이에 공간을 두고 우리는 각별해지기로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섰으나 함께하지는 않았다 - 김경린, 시 ‘그림자’ 너무 익숙해져서, 너무 지루해져서 서로를 그림자 취급하진 않았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의 사이를 두고 각별해지기로 하지만 앞뒤가 없이, 표정도 없이 그림자 같은 우리. 함께하지만 함께 하지 않는 생각들. 우리는 늘 낯익은 타인인 듯합니다.

내일은 선물이다

내일은 선물이다 ​ ​ 자연의 이치는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라는 새날이 다가옵니다 ​ 이치에 따라 사는 인생들은 내일이라는 날을 늘 기억하면서 다가오는 내일은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인생들에게 내일이 없다면 새로운 날에 대한 막연한 염려는 없을 것입니다 ​ 내일에 대한 염려는 이생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을 가지고 이생 다음의 생을 생각하면서 좀더 선하고 의롭게 살아가려고 수고를 합니다 ​ 무슨 일 있을지 안다면 내일에 대한 염려는 없겠지만 알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은 염려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 사람에게 있어 내일의 염려는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를 수고하면서 억지로 풀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힘을 다 쓰고 난 다음에, 기운이 진하고 나서야 비로서 깨닫는..